전두광 방문에 '환호성'…광주 찾은 '서울의 봄' 배우들

김성수 감독 "화 많이 나셨죠…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영화 관람 시민 "배우 보자 울화 치밀어 오르기도"

 

"여러분…화 많이 나셨죠?"


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CGV 광주터미널점을 찾아 영화를 본 관객들을 향해 한 첫 마디다.


관객들은 분노에 찬 듯 "네!"라고 강하게 답했고, 영화의 여운이 남았는 지 긴 탄식을 내뱉었다.


무대인사 마지막 날인 이날 당초 김 감독과 배우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안세호 등 5명이 광주를 찾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 뒤로 극중 하나회의 리더이자 반란군 수괴인 보안사령관 전두광 역할을 맡은 배우 황정민과 다른 배우들이 잇달아 '깜짝' 등장하자 객석에서 "우와! 전두광! 김준엽!"이라며 환호성이 터졌다.


인사를 하던 김 감독은 "저를 보지 않고 (관객들이) 제 왼쪽을 보시면서 이야기를 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황정민은 "얼굴을 뵙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며 관객들의 호응에 답했다.


극중 수도경비사령부 제30경비단장 장민기역을 맡은 안세호는 광주시민들을 향해 연달아 사과를 하자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는 "잘못했습니다. 이태신 장군을 배신하고 총을 잡아서 잘못했습니다!"라며 "마지막에 춤을 너무 즐겁게 신나게 춰서 정말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란군에 끝까지 맞써 싸운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은 정우성은 "여러분들이 저희를 광주 무대인사로 이끌어줬다"며 "한 분 한 분의 선택이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를 정말 가치 있는 영화로 키워가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들은 10여분 간의 짧은 무대 인사를 마친 뒤 가득 채워진 객석을 돌아다니며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 함께 단체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전영두씨(33)는 "굉장히 먹먹하다. 픽션이 더해지긴 했지만 극중 수도사령관이 반란군의 횡포를 끝까지 막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보는 내내 분통하고 손에 땀을 쥐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란군 제압에 성공했다면 '저 반란군들이 이후 광주로 내려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5·18도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분노가 삭히지 않은 상태에서 전두환, 노태우를 모티브로 한 역을 맡은 배우를 보자 한편으론 울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며 "광주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렇게나마 또 한 번 그들의 만행이 널리 알려지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일어난 12·12 군사 쿠데타를 소재로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에 맞서 서울을 사수하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의 긴박한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개봉 한 달여를 맞은 영화는 전날 기준 누적 관객 849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광주 관람객은 30만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화 속 일부 장면이 광주 조선대학교 본관 복도와 대피소에서 촬영된 점, 반란군에 끝까지 저항한 광주 출신 정민엽, 조민엽 병장이 모티브된 점, 80년 군부정권을 경험한 5060세대와 5·18만주화운동 당사자들의 관심이 흥행에 힘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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