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의 유재선 감독이 스승인 봉준호 감독이 처음 영화의 시나리오를 본 뒤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데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재선 감독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잠'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연출부로 합류해 준비하던 중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봉 감독에게 보여주게 됐다며 '잠' 시나리오의 영화화 계기를 밝혔다. 

이날 유 감독은 "원래 감독님을 뵀을 때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연출팀으로 이야기를 하려던 찰나에 시나리오 썼다, 한 번 읽어봐주실 수 있느냐고 말씀드렸다, 보통 연출팀과 감독의 사이가 다 그렇다, 도제 시스템처럼 돼 있어서 연출팀은 어느 한 감독의 영화에 참여해서 연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자기가 데뷔할 때 그 지식을 활용해 본인의 영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의 차기작을 얘기하려고 모인 자리에서 이 시나리오를 드렸고 읽으신 감독님이 '너는 이걸 해야겠다, 이 시나리오가 너무 좋고 지금 당장 만들어도 손색 없으니 이걸로 너는 데뷔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하셨다"며 "나는 거기서 감사와 용기를 얻었고, 본격적으로 이 영화로 데뷔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잠'의 캐스팅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인 루이스 픽처스와 유재선 감독이 1순위 캐스팅 라인업에 올려두고 있었던 정유미에게 직접 전화해 유 감독의 신작을 추천했던 것. 

유 감독은 "일종의 추천사처럼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다"며 "캐스팅은 나와 제작사가 치열하게 논의를 했었다, 제작사 대표님이 '이 두 역할에 누가 가장 어울릴까, 네가 정말 원하지만, 되지 않는 불가능한 캐스팅일지라도 너의 마음 속 뜬구름 1순위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나는 정유미 이선균 배우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분에게 시나리오가 이미 간 상태였는데, 추측컨대 정확히는 감독님에게 여쭤봐야겠지만 (봉 감독이)캐스팅을 하려는 소식을 들은 상황에서 도움을 주시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잠'은 행복한 신혼 부부 현수와 수진이 악몽처럼 덮친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작품이다.

유재선 감독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옥자'의 연출부 출신으로 이번 작품으로 데뷔했다.

한편 '잠'은 오는 9월6일 개봉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