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이선균→'배우 데뷔' 제니…시선 집중 [칸 중간결산]

16일 개막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11박12일 일정 중

 

최근 몇 년 간 한국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펼친 활약상을 생각해 본다면, 올해는 비교적 조용한 시작을 알렸다. 한국 영화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해 27일 폐막하는 제76회 칸 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작품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또한 한국영화는 이번 영화제 중반부부터 공식 상영을 시작하는 만큼 초반에는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여러 부문에 걸쳐 총 5편의 장편 영화와 2편의 단편 영화가 초청을 받아 영화제 중후반부를 장식하고 있다.

21일 오전 프랑스 남부 칸의 에스파스 미라마르 극장(Espace Miramar)에서 비평가주간 초청작 영화 '잠'이 공식상영되며, 한국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선균 정유미 주연의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무대에 오른 정유미는 "유재선 감독님의 첫 번째 영화로 감독님과 이선균 선배님과 이렇게 칸에 오게 돼서 너무 좋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칸에서 처음 선보일 수 있게 돼서 행복하고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지금 칸에 가족들과 처음 같이 왔다, 아이들이 영화를 처음 같이 보는데 겁내지 말고 씩씩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1일 오전(현지시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에스파스 미라마르 극장(Espace Miramar)에서 비평가주간 초청작 ‘잠’ 시사회가 열려 유재선 감독과(왼쪽 두번째부터), 주연배우 정유미, 이선균이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2023.5.21/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이어 22일 0시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 PROJECT SILENCE, 이하 '탈출') 미드나잇 스크리닝이 진행됐다. 영화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갯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이 연출하고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등이 출연한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박수가 쏟아졌고, 이어 영화가 끝나자 환호성과 함께 기립 박수가 4분여 간 계속됐다. 주연 배우들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전했고, 김태곤 감독은 영어와 프랑스어로 "감사하다"를 외치며 기립박수에 화답했다.

특히 2019년 '기생충' 이후 올해 두 작품을 가지고 칸을 방문한 이선균은 하루에 두 작품을 연이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해외 팬들은 이선균이 소개되자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도. 이선균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두 작품이나 선보이게 되어서 기분 좋고 행운이라 생각한다"라며 "영화를 처음 볼 때 혼자 보더라도 부담이 있는데 관객들과 같이 보니까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행히 첫 날 (상영을 하고) 한시름 놓은 느낌이고 두 영화 다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한 거니까 굉장히 기분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이선균은 아내이자 동료 배우인 전혜진 및 두 아들과 이번 칸 영화제를 함께 찾아 더욱 주목 받았다.  

한국영화는 아니지만, 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첫 연기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은 '더 아이돌'이 칸에서 프리미어로 상영돼 화제를 모았다. '더 아이돌'은 유명 팝 아티스트 에이블 테스페이(The Weeknd)가 제작하는 HBO 시리즈로, 떠오르는 팝 아이돌을 둘러싼 모든 관계들과 음악 산업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제니는 22일 오후 10시30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HBO '디 아이돌'(The Idol)이 월드 프리미어 상영 및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제니는 팝가수이자 '더 아이돌'에 함께 출연한 트로이 시반과 함께 레드카펫에 등장, 오프숄더 형태의 쉬폰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리본 장식을 단 그는 생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키스를 날리며 시선을 강탈했다. 이어 제니는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을 해주고 셀카를 함께 찍는 등 짧은 시간에도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제니가 22일 오후 10시께(현지시간, 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HBO '더 아이돌'(The Idol) 월드 프리미어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 참석했다. © AFP=뉴스1

영화제 후반부에도 한국영화가 칸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화란'은 24일 오전 11시 드뷔시 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배우 송중기가 차건 역을, 신예 홍사빈이 연규 역을 각각 맡았다. 가수 비비로 활약 중인 김형서는 연규의 동생 하얀을 연기했다. 송중기는 이 작품으로 생애 처음으로 칸을 찾게 됐다.

25일 오후 8시30분 크루아제트 극장에선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가 감독주간 폐막을 장식한다. 이 영화는 기주봉과 김민희 송선미 박미소 하성국 김승윤 등이 출연했다. 홍 감독은 12번째로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트로피를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거미집'은 25일 오후 10시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상영된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당국의 방해 및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웃기고 슬픈)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크리스탈) 박정수 장영남과 김지운 감독이 칸을 방문한다.

특히 송강호는 작품 초청으로만 보면 무려 8번이나 칸 영화제를 방문하게 됐다. 지난 2006년 '괴물'(감독주간)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경쟁),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2009년 '박쥐'(경쟁), 2019년 '기생충'(경쟁), 2021년 '비상선언'(비경쟁), 2022년 '브로커'(경쟁)에 이어 8번째다. 특히 지난해 '브로커'로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만큼, 1년 만에 다시 칸을 찾아 의미를 더한다.

더불어 단편 영화 '이씨 가문의 형제들'(감독 서정미), '홀'(감독 황혜인)이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됐다. 라 시네프는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부문이다.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다른 부문에서의 수상 가능성은 있다. '화란'의 김창훈 감독, '잠'의 유재선 감독이 첫 연출작으로 칸에 초청을 받아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올랐다. 이 상은 그해 가장 뛰어난 신인감독에제 주어진다. 또한 라 시네프에 초청된 두 편 역시 해당 부문에서 상을 받을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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