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사이 휴지 넣고 불 질렀다"…20년째 학폭 트라우마 겪는 남편

 고교 시절 겪은 학교폭력으로 20년째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는 '내 빈 곳을 채워준 마지막 한 조각-퍼즐 부부'가 출연했다.

방송에서는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남편의 모습이 공개됐다. 남편은 새벽 4시가 다 돼 갈 때까지 깊은 잠이 들지 못한 채 잠꼬대를 내뱉으며 악몽을 꾸듯 몸을 뒤척였다.

그는 "제가 학교생활을 너무 힘들게 해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힘들다"고 운을 뗀 뒤 "오락실 가면 게임이 있지 않나. 제가 게임 상대였다. 애들이 때리면 저는 맞는 애였다"고 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갈무리)

그는 "친구 화장품을 실수로 깨트렸다. 내가 실수한 게 있으니까 물어 달라고 하더라. 근데 화장품이 좀 비쌌다. 감당하기 어려워서 친구 빨래를 해주고 돈을 좀 깎아주는 식으로 해서 갚았다. 화장품이 깨졌으니까 유리 같은 게 있지 않나. 그걸 제가 제 얼굴에 발랐다. 잠을 잘 때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넣고 불을 지르고 그런 걸 몇 번 당하다 보니까 자면서 이불이 스쳐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남편이 갖고 있는 지옥보다 더한 끔찍한 기억들에 아내는 말없이 눈물을 닦았다. 남편은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가해자는 반성문 몇 장 쓰는 거로 끝나고 내일 되면 또 마주쳐야 하고 그런 생활을 이 악물고 버틴 것 같다.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에 그냥 이 악물고 버텼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학창 시절에 학교폭력을 경험하면 평생이 불행하고 괴로울 가능성이 너무 크다. 정말 하면 안 되는 거다. 지옥 같았을 거라고 본다"며 안타까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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