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이혼' 진입장벽된 한혜진, 조승우와 어색한 케미

4일 처음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신성한, 이혼'은 '재벌집 막내아들'과 '대행사'를 잇는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받았다. '신성한, 이혼'은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현기증 나도록 예민한 아티스트 출신의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조승우 분)이 마주하는 상상 이상의 이혼 의뢰들과 부질없이 찰떡인 세 친구의 후끈한 케미스트리를 담은 유쾌한 휴먼 드라마다. '남자친구' '서른, 아홉'의 유영아 작가가 집필했다.

무엇보다 '신성한, 이혼'은 배우 조승우가 타이틀롤을 맡은 주연작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시청률은 1회와 2회가 7.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출발했으나 3회에서는 4.8%로 자체최저시청률을 기록했고, 그나마 4회에서 6.5%로 반등했다. 1회와 2회가 7%대로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전작의 후광 효과와 조승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초반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것과 달리, 방송 2주 차에 시청률이 하락한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다수 시청자들이 드라마 몰입에 있어 진입장벽을 느끼는 요소로 한혜진의 연기력을 꼽는다는 점은 특이점이다.

극 초반 신성한이라는, 피아니스트 출신 변호사라는 독특한 인물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서사가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기상캐스터 출신 라디오 DJ 이서진(한혜진 분)의 이혼 소송 이야기가 함께 그려지면서 한혜진의 연기에도 이목이 쏠렸다.

한혜진이 맡은 이서진은 불륜을 저지른 인물로, 상간남이 불법 동영상을 유포해 남편으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양육권만큼은 지키고자 모성애를 드러내는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외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그가 불륜을 저지른 배경에는 남편의 지속적인 정서적 학대가 있었고, 남편은 양육권을 가져오고자 아들에게 불법 유포된 아내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역대급 패륜을 저지르는 모습으로 이서진의 승소를 응원하게 했다.

한혜진이 연기한 이서진 캐릭터는 초반부터 드라마틱한 이혼 서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다수 시청자들은 한혜진의 다소 튀는 작위적인 말투의 연기 톤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3년 출연작인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당시와 유사한 나긋하고 아련한 발성과 힘이 들어간 외화 더빙 느낌의 연기 톤은 드라마의 중심을 잡고 있는 조승우의 유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와도 조화를 이루지 못해 어색하고 이질적이라는 평도 잇따랐다.

오랜 시간 연기 활동을 쉰 한혜진의 장편 복귀는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이후 무려 5년 만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tvN 2부작 드라마 '외출'에 출연했지만, 장편 드라마는 '신성한, 이혼'이 오랜만의 작품이다. 10년 전 작품인 '따뜻한 말 한마디' 출연 당시 연기가 연상된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연기의 시류와도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장르물보다 인물간의 섬세한 케미와 감정 표현이 더 요구되는 휴먼 드라마이기에 자연스러운 생활연기를 보여주는 다른 배우들과 연기력이 더욱 대비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4회부터는 이서진이 양육권 사수에 필요한 재직증명서를 위해 신성한 법률사무소에 취직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초반 이서진에게 집약된 드라마틱한 설정을 살려내지 못해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더욱 많은 분량으로 신성한 변호사와 엮이면서 변화된 연기를 보여줄 여지도 있다. 동떨어진 연기 톤으로 인한 배우 간의 부조화가 개선돼야 할 지점으로 지적된 만큼, 초반 이후 전개에서는 극에 스며든 모습으로 고무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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