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윤단비 감독은 연출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이제훈 배우가 함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훈 배우의 다큐라면 한번 해보고 싶다,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고, 새 얼굴을 발견할 수 있겠다 해서 선뜻 하겠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큐'라는 장르였기 때문에 선택한 이유도 있다고 했다. 그는 "전작이 '남매의 여름밤'이 픽션이기 때문에 다큐로 한 인물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했다"며 "이제훈 배우는 사생활이 많이 오픈된 분이 아니었다, 이번 기회에 알고 싶고 알아가는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 해봤던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며 "지금 아니면 두려움이 생기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자신의 이름이 걸린 다큐멘터리를 선보이는 소감도 전했다. 그는 "여타 다른 쇼케이스보다 더 떨리고 부담이 된다"며 "영화의 제목이 아니라 제 이름이 써있다, 잘 선보여야 할 텐데,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감독님과 촬영하면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꾸밈없이, 거짓없이 다 해보자 했다"며 "좋으면 좋은대로 듣고 별로라면 앞으로 배우로서 잘 해갈 날이 있으니까 귀엽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이제훈은 출연 이유도 밝혔다.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부분에 있어서 제안을 주실 때 저에 대한 어떤 이미지나 만들고 싶은 부분들이 있을 텐데, 그런 걸 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늘 안에서 뭔가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시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실제로 나라는 사람을 끄집어낸다는 걱정은 있지만 감독님이라면 나의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나의 별로이거나 재미없는 부분은 잘 걷어내주시고 이야기를 잘 만들어주시지 않을까 용기가 생겨서 하게 됐다, 감독님이 아니면 이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신뢰를 전했다. 

이제훈은 "그동안 제 사생활이나 사적인 이야기를 대중분들 앞에서 많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작품,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드리거나 들려드리는 일만 있었지 나라는 사람을 보여드렸을 때 흥미로워하실까, 재밌어 하실까 걱정이 들었지만 배우라는 길에 있어서 지금까지의 기록을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잘 왔는지 볼 수 있겠더라"며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이 있지만 앞으로 계속 배우로서 쭉 나아가고 싶고 평생 연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의 기록을 계기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감독님의 전작 '남매의 여름밤'을 보면서 아이 순수한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시는 걸 보면서 아이들처럼 꾸밈없이, 하고 싶은대로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 했다"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수용하고 받아들여주셔서 다큐라는 작업에 있어서도 정형화되고 딱딱하게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과 이런 특별한 프로젝트를 통해 만났지만 기회가 된다면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안 부를실 수 있지만 촬영장에 갈 것"이라고 말하며 윤단비 감독 작품 출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윤단비 감독이 목격한 '인간 이제훈'의 모습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농담을 했을 때 웃긴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집에 가서 생각하다가 재밌었다 생각이 나는 유머코드를 가지신 게 하나의 매력"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윤단비 감독은 "(이제훈과 친분이 있는) 게스트분들이 다양하게 출연해주셨는데 출연진마다 얘기가 다르더라"며 "배우로서 이제훈과 인간으로서 이제훈이 비슷하다고 하시기도 했고, 어떤 출연진은 뭔가 너무 선하다는 얘길 하시기도 하고, 은근히 착하지 않다고 하기도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런 걸 들으면서 보이는 것보다 다층적인 사람이구나 했다"고 전했다.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서 이제훈이 실현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이제훈은 "가면 갈수록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상상은 무한하게 많은데 실행에 있어서 주저하게 된다"며 "'이거 했다가 욕먹는 거 아냐?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하던대로 하자'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저를 끄집어내서 '이런 모습이 있었어?' 하는 발견을 해주길 너무 기대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이번에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것에 있어서 이전의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아무런 계획과 생각 없이 그냥 던져지게 됐다"며 "그 순간순간에 나오는 리얼한 감정과 생각들을 그냥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께서 너무나 잘 들어주시고 속마음 깊숙하게 있는 걸 끄집어내주시지 않았나 한다, 지금의 저를 이야기하게 된 것 같아서 후련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제훈은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너무 신선하고 재밌더라"며 "감독님께서 저를 제가 하고 싶은 작품 속 캐릭터로 구현해주시고 만들어주실 때 희열감이 느껴지고, 감독님께서도 좋아해주셔서 '이걸 영화로 찍었어야 했는데'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그 순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저도 즐거웠다"며 "제가 이런 것들에 대한 상상을 했을 때 감독님께서 연출해보겠다는 합이 서로 맞으니까 마냥 신났다, 아무런 생각 없이 감독님이 하자는대로 쭉 따라갔다"고 호흡을 자랑했다. 

이제훈은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선택했을 삶에 대한 상상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그런 상상을 영화적인 연출로서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았다"며 "내가 상상만 한다고 해서 다 찍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내 상상을 이렇게 구현해주신 부분이 너무나 즐거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또 이런 상상을 앞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싶다"며 "비행기 조종사, 이런 걸 너무나 해보고 싶다는 상상을 하는데 그런 기회가 있을까 싶다"고 전했다. 

윤단비 감독에게도 부담은 있었다. 그는 "저한테도 부담이었다"며 "잘못하면 배우님 얼굴에 먹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픽션보다 더 조심스럽더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픽션은 앵글을 바꿔가며 찍기도 하는데 다큐는 한번에 촬영을 다 해야 한다, 그래서 놓치는 것 없이 찍어야겠다 생각했다"며 "편집할 때 어떤 부분을 써야 할지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는 박정민 이동휘 등 이제훈과 절친한 동료들도 출연한다. 이제훈은 "저의 어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큐멘터리에 모시고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자체가 마냥 신나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전에 전혀 약속된 거나, 어떤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며 "평소대로 하듯이 입을 턴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신나게 수다 떨면서 이야기 속에서 재밌는 부분을 감독님께서 포착해주시지 않았을까 한다"며 "저의 이야기를 영상에 남기는 것에 있어 소중한 사람이 함께 해줘서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제훈은 박정민이 영화에서 "이제훈은 화가 많다"고 폭로한 것에 대해 "그만큼, 저를 너무나 잘 알고 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포장이나 이런 거 없이 솔직하게 표현해주신 박정민 배우, 잊지 않을 것"이라고 뒤끝을 보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또 이제훈은 "내가 이렇게 화가 많았었나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내가 화낸 순간은 언제지?'라고 생각했을 때 연기를 하고나서 연기를 못한 내 모습을 모니터했을 때 화가 많이 나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내가 너무 무능력해보이고 한심해 보이고, 그럼에도 더 잘해내기 위해 '한번만 더' 사정하면서 다음 연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데 이런 화는 앞으로 계속 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윤단비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이 조합이 재밌겠다 했다"며 "이제훈 배우와 친한 분들이니까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줄 수 있겠다, 편하게 이야기를 하실 수 있겠다 했다"면서 "모두 말씀을 잘하셔서 저 또한 촬영 때 재밌게 들었었다"고 돌이켰다. 

'어나더 레코드: 이제훈'을 통해 느낀 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제훈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배우 생활을 이어왔는데 아쉬움 부족함 후회도 남는 것 같다"며 "과거에 대한 기억은 즐거운 추억이 되고, 쓰라리고 힘들고 상처가 된 부분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나날에 있어서 자양분이 되자, 즐거운 것만 생각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련과 힘듦이 도사리고 있겠지만 그것을 굳이 상상하진 말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라 '어나더 레코드'에서 함께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지켜봐주고 지지해주고 보호해준다는 믿음으로 살아가면 외롭지 않게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상상으로 촬영하고 앞으로 기대하게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전에는 그런 걱정이 많았다"며 "내가 잘 못하면 낙오자로서 실패한 인생으로 살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후회없는 최선을 다한다면 부족함이 있더라도 내 자신이니까 다음에 열심히 해서 잘 채워가보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나더 레코드: 이제훈'은 오는 18일 시즌에서 처음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