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0억원 제작비 들어간 '배트걸', 개봉 없이 폐기 "슬프고 충격적"

9000만달러(약 1180억1700만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 '배트걸'이 개봉하지 않고 폐기된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배트걸'과 '스쿠비!' 시퀄을 극장에서 개봉하거나 HBO맥스로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배트걸'은 DC 유니버스 히어로 '배트걸'의 소롤 무비로 지난달 이미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진행 중인 작품. 제작비로 9000만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영화는 주연 배우 레슬리 그레이스가 속편 제작의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바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당초 '배트걸'은 HBO맥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가 워너미디어를 인수하면서 극장 개봉을 준비했으나, 여러 논의 끝에 개봉 없이 폐기되게 됐다. 워너브러더스 측은 "('배트걸' 폐기는) 경영진의 전략이 변경된 것을 의미한다, DCEU와 HBO맥스와도 연관이 있다"면서 "레슬리 그레이스는 매우 훌륭한 배우로 이번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 리포터 등 현지 매체들은 이 같은 결정이 세금 감면 혜택을 보기 위한 전략이라고 추측한다. 공개를 하는 것보다 공개하지 않는 편이 세금 감면의 혜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트걸'은 극장용으로 개봉하기에는 스케일이 작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공개를 하기에는 경제적이지 않은 작품이다. 만약 극장 개봉을 하려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들어간 9000만달러 말고도 3000만달러(약 393억300만원)에서 5000만달러(약 655억500만원)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더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현재 워너브러더스의 상황과 맞지 않다는 것. 더불어 '배트걸'이 내부 시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않는 것 역시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배트걸'을 연출한 연출 듀오 아딜 엘 아르비, 빌랄 팔라 감독은 "슬프고 충격적"이라며 심경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며 "감독으로서 우리의 작품이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영화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지만 우리는 전세계 팬들이 직접 영화를 보고 최종으로 완성된 영화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주연 배우인 레슬리 그레이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나는 대단했던 배우들과 지칠 줄 모르는 스태프들 이 이 영화를 위해 7개월간 스코틀랜드에서 쏟았던 사랑과 몰입, 최선을 다했던 일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그는 "나는 그 과정에서 너무나 훌륭한 이들 사이에서 일한 것, 그리고 그들과 평생 이어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인해 축복을 받았다, 그리고 모든 '배트걸' 팬들이 준 사랑과 신뢰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라틴계 배우인 레슬리 그레이스는 '배트맨'이 개봉했다면 최초의 라틴계 여성 슈퍼히어로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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