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우희 "동료배우 의식하며 경쟁, 내 가치관과 전혀 안맞아"

배우 천우희가 영화 '앵커'(감독 정지연)로 돌아왔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앵커'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 분)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그녀에게 벌어진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천우희는 '앵커'에서 생방송 5분 전, 죽음을 예고하는 제보 전화를 받은 뉴스 메인 앵커 세라 역을 맡았다.

세라는 성공을 향한 강박과 불안을 가진 앵커로, 천우희는 예민하고도 섬세한 심리 표현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살인사건 취재에 집착하는 모습을 비롯해 엄마 소정(이혜영 분)과의 갈등까지 내면의 변화들을 폭발적인 열연으로 보여줬다. 천우희는 "새로운 전문직 여성, 프로다운 성숙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더 납득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천우희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나 '앵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성으로서 사회 활동의 어려움을 겪는 과정들이 작품에 녹아있다. 배우 입장에서도 공감하고 생각해봤나. 

▶그렇다. 일을 해나가면서, 제 주변의 친구분들이나 선후배들 동료들을 보면서 저를 많이 대입해본다. 내가 진짜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것들을 무엇인지, 원하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답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어떤 결정을 지금 내리고 싶지 않다. 

-세라가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런 경쟁은 작품의 배역을 두고 경쟁하는 배우 세계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는 항상 선택 받는 직업이다 보니까 외부적으로 봤을 때도 배우 스스로도 경쟁 속에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 같다. 저는 그 경쟁이라는 건 어떤 외부적인 평가가 만들어낸 게 아닌가 한다. 경쟁심, 자격지심, (상대) 의식 이런 것들은 사회가 주는, 외부가 주는 평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생각한다. 그래서 개개인마다 다르다. 의식하느냐,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의 차이인데, 저로서는 그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작품마다 자신의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연기는 늘 치열하지만 작품을 따내기 위해, 동료 배우들을 의식하며 경쟁하듯 연기하는 것은 제 가치관하고는 전혀 맞지 않다. 

-'앵커'의 열린 결말은 어떻게 생각하나. 

▶열린 결말이지만 저는 극정적으로 생각한다.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롭게 성장하려는 첫 순간이라 생각한다. 물론 쉽지 않다. 그 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한다. 어느 부분에는 마지막엔 동의를 한다. 그 마지막이 파멸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사라지고 파괴되고 새롭게 재탄생되고 싶은 순간이 있을 거라 본다. 그래서 장면 마지막이 마음에 남더라. 세라도 다시 일어서서 자신의 길을 가지 않을까. 

-도전해보고 싶은 전문직이 있나. 

▶전문직은 다 해보고 싶다. 다른 전문직, 특히나 유니폼을 입는 전문직이 있지 않나. 그런 전문직은 다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웃음)

-이 작품을 통해 어떤 점이 성장한 것 같나. 

▶작품을 할때마다 미약해도 전보다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한다. 저는 제가 연기한지 오래됐기 때문에 제 과거의 모습을 본다는 게 쉽지 않다. 예전 모습을 목도하고 있으면 괴롭다. 지금은 시각적으로 더 발전하고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덜 아쉬울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앵커' 촬영 당시는 어떤 점이 성장했다기 보다 많은 압박감을 이겨내고 그걸 나름의 방법으로 활용해서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대해 성장하지 않았나 한다. 이 영화가 개봉해야 알겠지만 저로서는 새로운 전문직 여성, 프로다운 성숙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더 납득시키고 싶다. 관객분들의 반응을 보고 성장했나 안 했나 평가를 받고 싶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연예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