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방영 늘리는 中… '한한령' 해제할까?

중국 당국이 최근 자국 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를 이용한 우리 드라마 방영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8일 주한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슬기로운 감빵생활' '또 오해영' '인현황후의 남자' 등 우리 드라마 3편이 최근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嗶哩嗶哩)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이 가운데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이날 기준 조회수 200만건을 넘어서면서 '비리비리'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란 문화적 보복조치를 취했었다.

그러나 작년 12월 우리 영화 '오!문희'가 중국 전역에서 개봉하고 올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를 시작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이어 우리 드라마의 현지 방영이 계속되면서 한한령 해제 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가 한중 양국 수교 제30주년이고 '한중 문화교류의 해'인 점도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조치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한한령 완전 해제에 앞서 우리 측에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달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한복공정' 논란과 우리 선수단이 참여한 일부 경기에 대한 편파판정 시비 등은 국내 반중(反中) 감정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도 한국 내 반중정서가 사상 최악임을 안다"며 "중국으로선 한중관계가 갈등·대립으로 가고 있지 않단 신호를 대외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상황과 관련, "최근 국제사회 기류가 상당히 유동적이라는 점은 중국에도 부담이 된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행보를 보고 대만 문제와 연계해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러시아에 삼성·LG 등이 진출해 있는데도 한국이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걸 보고 중국은 일정 부분 놀라기도 했을 것"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중국의 대(對)한국 정책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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