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도전' 강미나 "혜리 없었으면 '꽃달' 어떻게 했을까 싶어"

강미나가 첫 사극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통해 배우로 또 한 번 성장을 이뤄냈다. 

22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연출 황인혁, 극본 김아록)는 원칙주의 감찰 남영, 생계형 밀주꾼 로서, 날라리 왕세자 이표, 병판댁 무남독녀 한애진 등을 중심으로 세상이 정한 금기를 깨는 청춘들의 모험기를 담은 드라마다. 술이 죄가 되는 금주령의 시대를 배경으로 청춘들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성장, 우정, 사랑 스토리부터 거대한 뒷배를 추적하는 서사가 얽히고설킨 극은 쫀쫀한 재미를 주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강미나는 병판댁 무남독녀 한애진으로 분했다. '조선판 MZ세대'인 한애진은 여자라는 이유로 수많은 제약을 받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정해진 배필을 만나야만 하는 양반집 규수의 숙명을 곧이 곧 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진정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극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마지막회에서는 금기를 깨고 남장을 한 채 왕세자 이표와 금강산으로 떠나고, 10년 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데 일조하는 등 활약을 해 눈도장을 찍었다.

강미나는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애진이의 당찬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었기에 열심히 연기했고 배우로서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물론 처음 사극에 도전해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원하는 것을 모두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감독과 베테랑답게 조언해주는 혜리, 호흡이 잘 맞는 변우석, 조용히 챙겨주는 유승호 덕에 작품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로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린 강미나는 다음 행보 역시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찬 배우 강미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호평 속에 마친 소감은.

▶욕심이 났던 작품인 만큼 아쉬움도 많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

-출연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땠나.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분량이 얼마 안 나와서 한애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애진이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 정도? 그런데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또 감독님과 (드라마에 대해) 수다를 떨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바로 출연하겠다고 했다.(웃음)

-드라마의 배경인 18세기 가상의 조선은 금지된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시대였다. 금지된 세상에 반기를 들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생을 헤쳐나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울림을 줬는데,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촬영을 하면서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에 공감했다. 그게 내가 애진이를 연기를 하며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이기도 하고. '조선판 MZ세대'로 불리는 애진이는 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거나 꿈만 꾸는 아이가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을 하는데, 그 모습이 멋졌다. 본인이 가진 걸 포기하면서도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걸 실천하는 게 멋지더라.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라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 작품을 하기로 하고 가장 걱정한 게 '나만 현대극처럼 말하면 어떡하지?'였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내가 얘기하는 부분이 튀지 않고 잘 어우러지더라. 또 애진이는 천진하고 밝은 아이라 톤을 올려서 연기하려 하고,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면 열심히 찾아봤다.

-극 중 애진은 남의 물건을 훔치면서 속에 쌓인 울분을 해소했는데, 병판댁 딸이 도둑질하는 설정 등이 이해됐는지. 

▶처음 대본을 보고는 이해가 안 돼서 감독님을 만나고 한 첫 질문이 '애진이는 물건을 왜 훔쳐요?'였다. 이후에 대본이 더 나오고 애진이의 마음을 알게 되니 그 일탈이 이해가 됐다. 물건을 훔치는 게 올바른 설정은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미워 보이지 않게 풀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궁에 들어가기 전 애진이와, 세자빈이 된 애진이는 연기를 하면서도 차이를 둬야 했을 듯한데.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애진이가 궁에 들어간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성격이 바뀔 것 같지 않더라.(웃음) '애진이는 애진이'라고 생각해서 처음 궁에서 수업을 받을 때는 말투를 다운시켜서 했다가, 다시 돌아오도록 했다.

-극 마지막에 애진이가 이표와 소망하던 금강산 여행을 떠나지 않나. 결말은 만족스러운지.

▶애진이에게 뜻깊은 결말인 것 같다. 금강산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일탈의 시작이지 않았나. '계집으로 갈 수 없다면 사내로라도 가겠다'라고 할 정도였는데, 그렇게 원했던 걸 결국 이뤄낸다는 게 그 시대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듯해 좋았다.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애진이가 이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그 아까운 마음 부디 낭비하지 마시고 저 주십시오. 제가 귀하게 아껴드리겠습니다'라고 한 대사가 있다. 원하는 걸 모두 가졌던 애진이가 사랑 앞에 부딪히는데, 그 간절함과 풋풋함이 느껴져서 기억에 남는다. 

-애진이는 '조선판 직진녀'로 불릴 정도로 사랑 앞에 솔직하지 않나. 실제 강미나는 어떤지. 이상형도 궁금하다. 애진이처럼 '외모지상주의'인가.

▶나는 그렇게 솔직하지 못하다. 한참 생각을 한 후에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는 편이다. (촬영하며) 애진이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피곤하겠지만.(웃음) 개인적으로 외모를 안 보는 건 아닌데, 그보다 나를 잘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는 또래 배우들과 함께하지 않았나. 호흡은 어땠는지.

▶우석 오빠와는 KBS 2TV '드라마 스테이지 - 직립 보행의 역사'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것이어서인지 호흡이 진짜 잘 맞았다. 2017년엔 둘 다 신인이라 풋풋함이 있었다면, 이젠 서로를 배려할 여유가 생겨서 즐겁게 촬영했다. 승호 선배님은 낯을 가리시면서도 챙겨줄 건 다 챙겨주셔서 편했다. 내가 애드리브를 해도 잘 받아주시고. 혜리 언니는 친구로서, 선배로서 정말 나를 많이 챙겨줬다. 연기를 10년 넘게 한 분이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이나 디테일한 것도 현장에서 많이 알려주고, 밥을 먹으면서도 힘든 거 없냐고 물어봐주고 그랬다. '언니가 없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해주셨다. 

-황인혁 PD와 작업은 어땠는지도 궁금한데.

▶감독님은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해 주셨다. 어떻게 하면 뻔하지 않고 웃기고 색다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해서 '감독님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면 다 하게 해 주실 정도로 믿어주셨다. 나도 감독님을 신뢰했고. 

-드라마를 하며 기억에 남는 지인, 동료들의 피드백이나 댓글 반응이 있는지.

▶일단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드라마를 매 회 보고 소감을 말씀해주셨다.(웃음) 특히 7~8회 때 동료들이 연락을 해 좋다는 말을 해줬는데, 세정 언니는 '미쳤어, 너무 귀여워'라고 해주더라. 항상 전화로 응원을 해줘서 힘이 됐다. 이번에는 댓글도 많이 찾아봤는데 '애진이 빨리 세자빈 돼라'라고 응원해주시는 걸 보고 뿌듯하고 좋았다. '도벽녀'라는 귀여운 댓글도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속 연기에 만족하는지.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79점 정도 되지 않을까. 욕심이 많은 만큼 아쉬웠던 부분도 많은데, 예를 들면 놀라야 하는 장면에서 소심하게 놀란다던가 할 때는 OK가 되더라도 집에 가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 그렇게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21점이 부족한 것 같다. 그 21점은 다음에 연기할 때 채워서 보여드리겠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시작'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싶다. 한 걸음 내딛는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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