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많이 먹어" '지우학' 이유미, 악역 변신 속 숨겨진 사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 글로벌 흥행을 이끈 두 작품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배우 이유미다. 두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이유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확실하게 발돋움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지난달 28일 공개 후 다음날인 1월29일 전세계 넷플릭스 1위(플릭스패트롤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 10 TV프로그램 부문 집계 기준)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 12일까지 15일 연속으로 정상을 수성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이유미가 맡은 역할은 새벽(정호연 분)과 함께 남다른 워맨스를 선보였던 이지영. 특히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인물로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이유미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이유미는 극 중 자신만이 옳고, 자신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인물을 몰래 좀비로 감염시키는 악역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이 아닌 울분을 자극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4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난 이유미는 이러한 연기 변신과 함께 두 작품을 통해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2연속 흥행의 주인공이 됐는데

▶너무나 기분이 좋다. 작년에는 올해도 기분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 생겨서 날아갈 것만 같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실감이라는 게 아직도 어려운 것 같다. 정말 많은 일들이 생겼고 좋은 작품들도 만났고 하다보니 저한테 새로운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 아직까지는 실감이라는 단어까지 표현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첫 시작부터 실감의 '실'도 못봤기 때문에 아직 가는 중인 것 같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그때 그게 실감이었구나' 하지 않을까 싶다.

-반응을 살펴보고 있나.

▶저번에 밈이라고 하는 걸 봤는데 만화 네컷을 만들어서 TV에 있는 나연을 목을 잡고 꺼내는 짤도 있었다. 어떤 외국인 분이 지영이 사진에는 눈물을 흘리다가 나연이 모습에는 금방이라도 때릴 것처럼 하는 사진도 있더라. 그걸 보면서 제가 한 얄미움했나 보다 싶었다. 저는 되게 재밌게 봤었다.

('오징어 게임' 때) 지영이를 보고는 안쓰러움을 주변에서 많이 표현해주셨다. 눈물을 흘려주신 분들도 많은 것 같고. 그런데 나연이에 대해서는 제가 오래 살 것 같더라. 정말 칭찬의 욕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뭔가 완전 상반된 느낌이었다. 정말 많은 복을 받고 있구나 느끼고 있다.

-너무 큰 관심에 부담은 없나.

▶처음에는 부담보다는 무서웠다. '오징어 게임' 때부터 그렇게 되니깐 같이 경험하는 친구들에게 무섭다고 얘기를 했었다. 너무 좋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으니 괜히 무서웠던 감정이 있었다. 근데 뭐 무서우면 그만큼 열심히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연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나연은 인간의 극단적인 본능을 보여준다. 극한에서 어떤 본성이 나올지 모르니깐 그 쪽 부분은 열어놓으면서 인간의 본성, 그런 부분에서는 저와 비슷한 점이 존재할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와 다른 점은, 나연이가 어떤 감정이나 사건에 닥쳤을 때 반응하는 방법들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연이를 이해하지만 저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악역 연기를 어떻게 하려 했나.

▶나연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어떤 가정환경에서 살아왔고 어떤 부모의 말을 들으면서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해서 경수라는 친구를 미워할 수 있게 됐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나연이에게 그런 것들은 당연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나연의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시나리오에 그렇게 적혀있었다 보니 나연이의 끝이 이거구나 싶었다. 나연이가 귀남이한테 가로막혔을 때, 아쉽다기 보다는 친구들을 도와주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이 친구들이 안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 정도의 생각이 있었다.

-나연이 경수(함성민 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 나연이가 경수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사건들을 많이 생각했다. 그게 나연이만의 아픔이지 않을까 싶다. 나연이 스스로는 이게 맞다고 분명히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이 타당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터다. 마음 깊숙한 곳에는 미워한다고 치지만 모든 친구와 잘 지내는 경수가 부럽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한테도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정말 '나 혼자가 됐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나 조차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늪에 빠진 듯한 감정이었다. 나연은 늘 친구들과 같이 있는데 같이 있지 못하는 느낌이다. 나연이는 빨리 관계를 원상복구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도 이 안에 속해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이런 악행을 저지르면서까지 자신의 말이 맞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을 것 같다.

-좀비와 연기를 해본 경험은 어땠나.

▶좀비 연기한 배우 중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도 있었고 친한 오빠들도 있었다. 그래서 그 분들 만나면 재밌게 수다떨고 분장도 한 번 만져보고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모니터 영상을 몰래 찍어서 보내주기도 했다. 다들 너무 좋은 액션과 안무들을 해주시니깐 정말 뭔가 그 현장에서 실감이 났다.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더 잘 살려주셔서 감사하고 고마운 느낌이 있었다.

-'오징어 게임' 배우들의 조언도 있었나.

▶'오징어 게임'에서 선배님들의 여유를 정말 많이 배웠다. 항상 촬영장에 가면 너무 긴장이 됐는데 선배님들이 굉장히 편하게 풀어주시는 것 보고 많이 배웠다. 그런 여유를 보면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 학교는' 촬영할 때도 귀여운 동생들을 정말 귀엽게, 엄마미소를 지으면서 보고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오징어 게임' 배우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일단 '오징어 게임'에서 같이 찍었던 배우분들이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고 너무 잘봤다고 말씀해주셨다. (김)주령 언니가 '믿고 보는 배우'라고 말씀도 해주셨다. 배우분들이 연락이 오든 오지않든 저한테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당연하게 응원해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그 응원이 잘 느껴지는 것 같다. 저한테는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이 같은 작품 같은 느낌이 있다. 

-'오징어 게임'과 달리 이번은 가장 연장자인 배우였는데.

▶'오징어 게임' 촬영장에서는 호연이와 저가 귀여움을 받는 입장이라면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제가 동생들을 귀여워해주는 느낌이 있어서 다른 느낌을 받았다.(웃음)

-'지금 우리 학교는'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한 단어로 표현하기 너무 어렵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나에게 동료다. 나연이가 동료를 갈망하는 것처럼 좋은 친구들과 좋은 배우들을 만났다. 정말 소중한 동료를 남겨준 작품이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나.

▶일단 안 죽는 거 하고 싶다. 조금 오래사는 걸해보고 싶다. 다 시켜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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