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리저렉션', 18년 만의 데자뷰…반가운 사족

굳이 또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지만 팬들에는 향수를 자극한다. 무려 18년 만에 돌아온 '매트릭스' 시리즈의 신작 '매트릭스: 리저렉션'(감독 라나 워쇼스키)은 전작들의 세계관을 이어가되 세기말의 비장한 분위기를 줄이고 21세기에 어울리는 요소들을 장착했다. 사족의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여전히 20세기 걸작으로 인정받는 '매트릭스'의 팬들이라면 레오와 트리니티의 귀환에 반가움을 느낄 만하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세기말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매트릭스' 세계관을 부활시킨 사실만으로 흥미로움을 준다. 이제는 중년의 남녀가 돼버린 레오(키아누 리브스 분)와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 분)의 모습은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해 애잔함을 준다. 이어 마치 데자뷰처럼 등장하는 '매트릭스' 오마주 시퀀스들은 전작들과의 연관성을 강화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는 게임 회사의 유명 프로그래머로 살아가고 있는 토마스 앤더슨(키아누 리브스 분)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나온 세 편의 '매트릭스'는 토마스 앤더슨이 만든 유명 게임 시리즈다. 토마스의 동료들은 세 개의 '매트릭스' 시리즈를 언급하며 농담을 주고 받는다. "'매트릭스'는 액션이지!" 토마스 앤더슨은 자신이 만든 게임과 현실 속에서 혼란을 겪는다. 그는 우연히 카페에서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 분)를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트리니티는 자신의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인물일 뿐. 트리니티를 닮은 그녀는 티파니라는 중년의 여인이다. 

토마스 앤더슨은 고통 속에서 꾸준히 애널리스트(닐 패트릭 해리스 분)를 찾아 상담을 받는다. 하지만 고민은 해결되지 않고, 결국 그는 처방받은 파란약을 버리고 건물 옥상 위에 선다. 확인을 위해 뛰어내리려는 순간, 벅스(제시카 헨윅 분)가 나타나 그를 붙잡는다. 벅스는 토마스에게 "진실을 알고 싶으면 나를 따라오라"고 말한 후 그에게 빨간 약과 파란 약을 내민다. 무려 18년간 매트릭스 안에서 살아온 그는 다시 한 번 각성하게 되지만, 허무한 마음을 해결할 길이 없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에는 '매트릭스'를 오마주한 장면들이 여러 번 등장하며, '매트릭스'를 소재로한 농담도 많다. 1999년에 나온 '매트릭스'부터 '매트릭스2-리로디드'(2003), '매트릭스3-레볼루션' 등을 봤다면 영화를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 가능하면 전편들에 대한 예습을 권한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전매특허 액션은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화려함을 자랑한다. 거대 카체이싱 장면과 격투신, 점프 장면 등의 볼거리가 블록버스터로서의 요건을 충족시킨다. 주제의식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한층 성숙해졌다. '젠더 프리'한 벅스의 캐릭터라든지, 동성 커플의 등장까지 영화 곳곳에서 21세기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러닝 타임 147분.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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