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이 또…궁극의 미장센 예술 '프렌치 디스패치'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이자 미장센의 대가로 꼽히는 웨스 앤더슨 감독이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로 국내 극장가를 찾아온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전작 '로얄 테넌바움' '다즐링 주식회사'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아름다운 미장센을 선보이며 전세계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바,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어떤 경이롭고도 매혹적인 영상미를 보여줄지 또 한 번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갑작스럽게 마지막 발행본을 준비하게 된 미국 매거진 '프렌치 디스패치'의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이 취재한 4개의 특종을 담은 작품이다. 자전거를 타고 도시의 숨은 매력들을 보여주는 기자 ‘허브세인트 새저랙', 현대 미술에 조예가 깊은 기자 'J.K.L 베렌슨', 학생 운동을 취재하는 고독한 에세이스트 '루신다 크레멘츠', 해외파 박식가 기자 '로벅 라이트'까지 최고의 저널리스트들이 한데 모여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가상의 도시 '블라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웨스 앤더슨 감독이 "저널리스트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로 알려져 있다. 이 이야기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학창 시절에서 시작된다. 그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잡지의 일러스트 표지를 발견하고 시선을 빼앗겼다. 그 잡지는 미국 시사 주간지 '뉴요커'로, 이때부터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잡지 사랑이 시작됐다. 이번 영화 속 네 가지 특종을 둘러싼 주요 등장인물들은 '뉴요커'의 실존 인물들인 공동 창립자와 기자, 작가 등을 기반으로 탄생됐다. 네 가지 특종 역시도 '뉴요커' 속 기사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다.웨스 앤더슨의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연 미장센이다. 영화는 1950년대 프랑스를 그대로 옮긴 듯한 가상의 도시 블라제를 배경으로 한다. 수도 파리를 비롯해 남서부의 앙굴렘 등 프랑스의 다양한 도시를 압축해 놓은 듯한 익숙한 풍경들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상상과 판타지를 더해 완성됐다. 정사각에 가까운 화면 비율에 작은 소품부터 인물의 움직임과 표정, 그리고 색감까지 웨스 앤더슨의 디테일하고 오차 없는 정교한 연출로 담기면서 매 장면 완벽에 가까운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이미지에 감탄한다. 흑백과 컬러로 나눈 연출 또한 돋보이는데 어떤 기준으로 색감을 넣고 뺐을지 관객들 저마다 다른 해석의 감상도 가능하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뮤즈 틸다 스윈튼부터 프란시스 맥도맨드, 애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 레아 세이두, 티모시 샬라메까지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해 연기의 향연을 펼친다. 스티브 박은 한국계 배우로 세 번째 섹션의 주요 캐릭터를 연기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웨스 앤더슨 감독의 미장센에서 배우들의 감정이 결여된 듯하면서도 과장된 연극톤 연기가 더해지며 신비한 동화 같은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이들 배우들 모두 웨스 앤더슨화된 연기로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주면서도, 웨스 앤더슨 스타일의 블랙 코미디도 탁월하게 소화해냈다. 

전개가 빠르면서도 방대하기에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마냥 쉽진 않다. 매 장면마다 예술 작품이 펼쳐지는 덕에 눈호강을 하면서도 많은 내용을 담은 서사까지 쫓아야 하는 탓에 필히 재관람해야 할 작품이기도 하다. 예술가 섹션과 정치 섹션, 맛·냄새 섹션은 각각 20세기 초 당대 정치, 사회, 예술에 대한 풍자를 집약했지만, 감독의 의도나 메시지를 단순화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프렌치 디스패치'는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궁극의 시각적, 예술적 체험을 선사한다. 미장센의 황홀경만으로도 예술적 체험이 충만해지는 아트버스터인 것은 분명하다. 오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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