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은 반갑지만…'이터널스', 원폭 역사 왜곡 논란에 퇴색된 메시지

마블 시리즈는 국내 영화 시장에선 흥행을 담보하는 프랜차이즈다. '이터널스'는 마블 신작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배우 마동석이 마블 히어로가 된다는 점에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기대를 모았던 화제작이기도 했다. 이에 지난 1일부터 '위드코로나'로 방역체계가 전환된 뒤 처음 개봉하는 마블 영화로 '이터널스'가 장기간 침체됐던 극장가를 살릴 대작이자 터닝 포인트가 될지 기대감이 증폭된 바 있다. 

3일 개봉하는 마블 신작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안젤리나 졸리와 마동석, 젬마 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 로런 리들로프,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셀마 헤이엑, 리아 맥휴, 배리 케오간 등 배우들이 출연한다.

특히 '이터널스'는 영화 '노매드랜드'로 제 93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하고 단일 시상식 시즌 역대 최다 수상 신기록을 기록한 중국계 클로이 자오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기도 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더욱 확장될 다양성과 세계관, 다채로운 볼거리, 방대한 서사가 어떻게 풀릴지, 클로이 자오 감독의 연출력에 많은 기대가 쏠렸다.

결과적으로 '이터널스'는 '인류애'의 메시지에 방점을 찍는다. 각 10인의 불멸의 히어로들이 지구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후 절대자 아리셈에 불복종하며 깊은 인류애를 보여주는 것. 이 같은 메시지에 도달하기까지 캐릭터의 다양성과 확장된 세계관이 광범위하게 펼쳐지지만,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정보들로 관객들이 이를 난해하게 여길 여지도 있다. 캐릭터 역시도 깊이 몰입할 만한 등장인물이 없어 나열식으로 등장하는 많은 히어로들로 혼란이 가중된다.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을 요소들은 많다. 마동석의 화려한 등장 및 이른바 통쾌한 '귀싸대기' 액션도 돋보인다. 그간 많은 영화에서도 봐왔던 '마블리' 캐릭터는 여기서도 볼 수 있다. 반전 매력을 활용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만큼 존재감은 뚜렷하다. 다만 영어 대사가 입에 붙지 않아 대사 처리나 코미디 호흡에서 다소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테나와의 호흡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도 언급되는 등 국내 관객들이 반가워할 요소들이 곳곳에 있다.

하지만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질 수 있을 장면이 등장해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주목된다. 극 중 '1945 히로시마'라는 자막과 함께 뛰어난 지성의 소유자이자 위대한 발명가 파스토스가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고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에 대한 죄책감이라기 보다, 파스토스가 자신의 발명품으로 인해 인류가 비극에 몰렸다고 느끼며 괴로워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장면 때문에 일본을 2차대전 전범국이 아니라 마치 원자폭탄 피해국으로만 비치게 했다는 의견도 분명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터널스'에 대해 "전범국 일본의 시선에서 영화를 만든 것인가"란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부터 큰 고통을 당했던 우리나라이기에, 국내에서도 이번 장면은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터널스'는 여러 인종 및 청각 장애인 히어로 등을 내세우며 다양성과 인류애를 강조했지만 많은 역사 이슈 중에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선택, 연출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 그 배경에 의문을 갖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클로이 자오 감독의 보다 깊이 있으면서 대중적인 연출을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실망스러울 수 있는 요소들 역시 있다는 점에서, 국내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연예뉴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