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산생'·'바달집'·'해치지 않아'…tvN, 그 예능이 그 예능

이제 관찰 예능은 '포맷'보다 '장르'에 가깝다. 과거처럼 단순히 '관찰 예능'이라는 이유로 유사성을 지적하기엔 예능의 또 다른, 하나의 폭넓은 범위가 됐다. 기존의 친숙한 예능적 관습이나 공식을 어떻게 색다르게 선보이느냐, 혹은 어떤 새로운 캐스팅을 선보이느냐가 중요한 관건이기도 하다. 콘셉트나 출연진의 크고 작은 변화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충분히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이 많은 관찰 예능의 성공 사례에서 입증됐기 때문이다. 

현재 tvN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40분 '해치지 않아'를, 매주 목요일 오후 8시40분 '바퀴 달린 집3'를, 매주 금요일 오후 8시50분 '슬기로운 산촌생활'을 선보이고 있다. '줄띠 편성'이 전략인가 싶을 만큼 평일 3회 비슷한 시간대에 '힐링'이 콘셉트인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방송 중인 셈이다. '해치지 않아'는 평균 3%대, '바퀴 달린 집3'는 평균 4%대, '슬기로운 산촌생활'은 평균 5%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관찰 예능'이라는 장르의 유사성만으로 예능을 비판하기 어려워졌지만, 수용자들의 시청 욕구가 제한되는 예능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분명 비판의 여지가 있다. 세 프로그램 모두 안정적인 시청률을 이어오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밥 먹고 놀고 토크하고 힐링하는 콘셉트가 겹치는 예능이 잇따라 방송되면서 참신하고 색다른 시도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tvN은 그간 '삼시세끼'와 같은 예능의 자기복제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에 이번 세 프로그램들도 다소 안전한 선택을 했다는 인상이 짙어졌다. 더욱이 '슬기로운 산촌생활'은 시즌2까지 인기를 끌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역들이 출연하고, '해치지 않아'는 시즌3까지 사랑받았던 '펜트하우스'의 빌런 3인방이 출연한다. 스핀오프 예능이란 이름 하에 캐스팅 또한 드라마의 인기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어떤 색다른 도전을 시도했는지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 세 프로그램이 기록한 안정적인 시청률이 이 같은 콘셉트를 선보이는 예능의 고정적인 수요와 시청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가 결여된 기획은 면죄부를 받게 된다. 이는 최근 스핀오프 예능의 제작이 잇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도 분석된다. 긴 호흡의 드라마일수록 시청자들 또한 배우들간의 관계, 캐릭터 외 반전 매력에 더욱 호기심을 갖게 되는 만큼,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시즌제를 성공한 드라마 속 캐릭터를 활용해 만드는 스핀오프 예능에 더욱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 짐작된다. 

'해치지 않아'와 '바퀴 달린 집3' '슬기로운 산촌생활'은 분명 각자 매력이 충분히 넘치는 힐링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유사한 콘셉트 예능의 동 시기 편성은 서로 시너지를 내기보다, 예능간 큰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퇴색되기도 한다.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관찰 예능'을 어떻게 새롭게 보여줄지, 어떻게 영리하게 보여줘야 하는지, 이 또한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것을 보여준 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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