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90세 인생 첫 연기대상…"공로상 아니다" 감동의 눈물
- 25-01-13
배우 이순재가 90세 나이에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역대 연기대상 중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고, 감동의 소감도 전했다.
11일 오후 장성규, 서현, 문상민의 사회 속에 '2024 KBS 연기대상'이 방송됐다. '2024 KBS 연기대상'은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결방을 결정한 뒤 12월 31일 녹화로 진행, 이날 방영됐다.
이날 이순재는 대상과 함께 연우, 아리와 베스트커플상을 거머쥐었다.
이순재는 앞서 베스트커플상의 수상자로 호명되며 배우 연우, 경찰견을 연기한 아리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에 우리 아리는 전적으로 주연을 했다, 이 친구 역량이 없었으면 '개소리'가 짖다 말 뻔 했다, 내가 짖을 뻔 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MC 장성규는 "극중에서 '어차피 대상은 이순재'라는 명대사를 아리가 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순재는 "이번에 대상 후보로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대상이라고 해서 나가보면 한 달 전엔 대상인데, 닷새 후에는 공로상이 되더라"라고 대답했다. 장성규가 "실례지만 오늘 대상을 원하십니까, 상에 욕심이 전혀 없으십니까"라고 거듭 질문하자 이순재는 "나이가 90이니까 연장자라서 후보에 올려주신 것 같다"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이순재를 비롯하여 박지영, 김하늘, 지현우, 임수향, 김정현이 대상 후보로 경쟁을 벌인 가운데, 최종적으로 대상의 주인공은 이순재가 되었다. 이로써 이순재는 2008년 만 67세의 나이로 대상을 수상한 김혜자의 기록을 경신하며 만 90세 나이로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되었다. 이순재는 김용건과 최수종의 부축을 받으며 시상대에 올랐다. 모든 배우들은 이에 존경을 표하며 일동 기립박수를 건넸다.
이순재는 "오래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라며 이색적인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 "우리 나라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 KBS TV, 첫 작품은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출연했다, 나도 출연했다, 선배님들 모시고 조그만 역할이지만 했다, 그 이후 쭉 KBS에서 활동을 했다"라며 KBS와의 긴 인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순재는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하며 늘 준비하고 있었고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되었다"라며 "60살 먹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함께 촬영한 동료 개들에게도 영광을 돌렸다. 이순재는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아시다시피 '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서 수많은 개가 나온다, 걔네들도 한몫 다 했다, 파트파트마다 맡은 역할이 있다, 얘네들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거제까지 4시간 반이 걸린다, 이걸 20회 이상 왔다갔다 하면서 찍은 드라마다, 다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객석에 양해를 구하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가천대학교 석좌 교수로 13년 째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 하나하나 작품을 정해서 기말에 발표하는데 드라마 촬영에 6개월 걸리니 시간이 안 됐다.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더니 '걱정 마지 마십쇼'라고 말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자 지켜보는 후배 배우들도 감동하며 눈물을 지었다. 모든 감사의 마음을 전한 이순재는 시청자들을 향해서도 "정말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동료 배우들은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내며 한마음으로 기뻐하고 존경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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