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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하늘 가는 밝은 길(3ㆍ끝)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하늘 가는 밝은 길(3ㆍ끝)

 

이 중사를 영원히 사랑하는 하나님께로 가자는 군목의 제언을 듣고 이 중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머리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침묵하고 있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목사님, 저를 그분에게로 안내해주세요. 저는 이제 갈 곳이 없지 않습니까. 갈 곳이 없지 않습니까…?!”

그는 군목의 가슴에 그의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둘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한참 동안 그렇게 울고 나서 그들은 함께 기도를 드렸다. 

그 후로부터는 군목과 이 중시가 만날 때마다 찬송과 기도와 성경 말씀으로 이어졌고, 군목을 통해서 이 중사에게 역사하시는 성령의 능력은 참으로 신비롭고 놀라왔다. 이 중사의 태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갔고 철벽 같던 그의 심령은 초봄에 돋아나는 새싹처럼 보드러워졌고 그의 말과 행동은 유순하기가 어린 양과도 같았다.

그런데 이 중사의 영혼이 변화되어가는 정도와는 반대로 사형집행의 날짜는 하루하루 가까워져 그의 생명을 옥죄고 있었다. 

그러나 이 중사는 이미 그 죽음에 대하여는 체념한 지 오래이다. 아니 체념이라기 보다 그는 이제 생과 사의 문제를 초월하여 영원을 소망하는 깊은 신앙의 경지에까지 이르고 있었다. 

어느 날 이 중사가 군목에게 한가지 부탁의 말을 전했다. “목사님…저는 생전에 좋은 일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데요…우리의 장기를 누구에게 줄 수 있다는데, 그것 좀 알아봐 주세요.”

군목은 이 중사의 진지한 부탁을 받고 그 방법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 중사는 군법에 따라 총살형을 받게 되기 때문에 그의 장기들은 손상이 되어 이용할 수가 없고 다만 그의 안구만은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음 날 군목은 이 중사에게 사실대로 알려주었다. 그 말을 들은 이 중사는 그것 만이라도 여간 다행이 아니다 싶었다. “그럼 내 안구라도 누구에게 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네? 꼭 부탁드립니다.”

사형 집행을 며칠 앞두고 그의 두 눈은 값지게 기증되었다. 

드디어 사형 집행의 날이 찾아왔다. 

사형장에는 군목과 군의관이 이미 도착하여 입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이 중사를 태운 호송차가 형장에 도착하자 이 중사가 호송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지정된 장소에 도착한 이 중사가 침착한 몸가짐으로 단정히 섰다. 대부분의 사형수들이 처형 직전에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땅을 한번 내려다본다지만 안구가 없는 이 중사는 하늘도 땅도 볼 수가 없었다. 오직 그의 청각에만 의존하여 주위의 상황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낯익은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군목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 중사, 이제 마지막 시간이 왔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이 중사는 유언 대신 군의관을 찾았다. “군의관님 오셨나요?” 와있다고 군목이 알려주자 “그 분을 내게로 가까이 오게 해주세요.”

군의관이 그의 곁으로 다가가자 이 중사가 두 손을 내밀어 군의관의 손을 더듬어 찾더니 그의 두 손을 꼬옥 붙잡고 말했다.

“군의관님, 나는 생전에 육신의 눈은 뜨고 살았지만 영혼의 눈은 뜰 줄 몰라서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고통을 주고 갑니다. 이제 내 눈을 가진 사람은 육신의 눈도 뜨고 영혼의 눈도 떠서 내가 남을 위해서 하지 못한 일들을 나를 대신해서 좀 해달라고 꼭 부탁해주세요.”

이것의 그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군목이 또다른 말은 할 것이 없느냐고 묻자 이 중사는 목사님, 제가 항상 목사님과 함께 부르던 찬송가 493장 1절과 2절을 부르고 3절로 넘어갈 때 숨을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후 죽음처럼 적막한 형장에 찬송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슬픈 일을 많이 보고 늘 고생하여도 하늘 영광 밝음이 어둠 그늘 헤치니 예수 공로 의지하여 항상 빛을 보도다.”

1절이 끝나고 2절이 끝났다. 3절이 시작될 때 총소리 때문에 잠시 차단되었던 찬송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나는 부족하여도 영접하실 터이니 영광 나라 계신 임금 우리 구주 예수라.”<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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