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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최인근] 마지막 날이 다가옵니다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마지막 날이 다가옵니다

고아로 자라 많이 배우지도 못한 채 시집을 간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시집에서는 독자 아들을 홀어머니가 키웠고 건물주로 제법 잘 살고 있었습니다. 시가에서는 근본도 없고 배우지도 못했으며 부모도 없는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맞을 수 없다고 극구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끝내 그 여자와 결혼을 했고 아들까지 낳았습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단 한 푼도 도와줄 수 없다고 선언한 뒤 자신의 빌라에서 신혼을 시작한 아들네로부터 월세를 꼬박꼬박 받아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습니다. 

첫 아이를 낳고 일을 갔다 오는 길에 군고구마를 파는 포장마차 앞을 지나는데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에 너무 먹고 싶어 안으로 들어갔으나 아이 분유 값도 없는데 싶어 나왔습니다. 

잠시 후 주인 할아버지가 봉지 가득히 군고구마를 담아 그 여인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깜짝 놀라 사양하자 할아버지는 “괜찮아요, 어차피 일을 마감하려고 했는데 나는 이거 질려서 못 먹어요. 그러니 부담없이 가지고 가서 먹어요”하는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뜻밖의 사랑에 감동해 눈시울을 붉히며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주고 자신도 먹으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군고구마 포장마차가 사라지고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걱정이 돼 수소문해 그 할아버지 집을 찾아갔더니 몸이 힘들어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여인은 “할아버지, 그러시다면 군고구마 기계를 저에게 파세요. 제가 한번 해보고 싶어요” 하니 “그렇게 하시오. 대신 팔지는 않을 테니 그냥 가지고 가서 잘 해보시오. 그리고 고구마는 우리 밭에서 많이 나오니 와서 받아 가시오”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의 집에 아기를 맡겨 놓고 일을 다는 것보다 빌라 앞에서 군고구마를 파는 것이 훨씬 수입이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건물주인 시어머니가 고구마기계를 빼앗아 가버리고 허락도 없이 남의 집 앞에서 장사를 한다고 야단을 쳤습니다. 착한 여인은 할아버지가 혼자 병들어 계시니 감사한 마음에 정성껏 죽을 끓여 대접해드리고 힘을 다해 챙겨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이 여인에게 봉투 하나를 건네 주었습니다. 그것은 할아버지의 전 재산목록이었습니다. “내가 이제 얼마 못살 것 같은데 이것을 받아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보시오. 내 땅이 수 만평은 되니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에는 부족함이 없을거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얼마 안돼 그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 착한 부부는 친아버지처럼 장례를 잘 치러드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돼 그렇게 독하게 살던 시어머니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졸지에 가난뱅이 부부는 할아버지 재산과 어머니 재산을 상속받아 거부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한 치 앞도 모르고 살아가는 인생 말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인생을 마감하고 그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아야 하겠습니까? 슬프게도 우리는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순간에는 이 땅에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를 못합니다. 달랑 옷 한 벌 입고 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그렇게도 애지중지 소중하게 여기던 그 모든 것들을 어떻게 이 땅에 남기고 가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군고구마 장사를 하던 할아버지와 건물주 시어머니를 보았습니다. 

과연 남은 삶을 누구처럼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불행하게도 대부분 사람들은 후자와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가졌다고 갑질하며 그렇게 어리석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라도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모든 것을 다 놓고 빈 손 들고 가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는 중국 무술배우 주윤발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재산이 무려 8,000만 달러나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전 재산을 다 내어 놓았습니다. 재물을 많이 가진 것은 가지지 못한 분들에게 빚진 것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참으로 멋진 사람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계절입니다. 그렇게도 많던 달력의 날짜들이 소리 소문도 없이 다 지나가고 역사 속에 묻혀버렸습니다. 그 날들이 어느 한순간 우리 앞에서 멈춰 서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남은 삶은 보람 있고 자랑스러운 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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