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대표 자선가 빌 클랩 별세…향년 84세
- 26-06-03
세계 빈곤 퇴치와 국제개발 헌신한 지역사회 지도자…“더 나은 세상을 만든 사람”
시애틀을 대표하는 자선가이자 국제개발 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받아 온 빌 클랩이 지난 5월 29일 폐렴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30년 넘게 함께한 아내 폴라 클랩은 성명을 통해 “빌은 누구에게나 성장과 성공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며 “관대한 마음과 조용한 결단력, 그리고 사람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가족과 친구들은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클랩은 시애틀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자선·국제개발 단체를 설립하며 평생을 빈곤 퇴치와 경제적 자립 지원에 헌신했다. 그는 글로벌 워싱턴(Global Washington), 국제개발이니셔티브(Initiative for Global Development)를 설립했으며, 아내 폴라와 함께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s)과 시애틀 국제재단(Seattle International Foundation)을 창립했다.
그는 시애틀을 대표하는 목재기업 웨이어하우저의 공동 창업자인 매튜 노턴의 증손자이자, 워싱턴주 주지사를 지낸 부스 가드너의 이복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클랩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삶의 철학을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말로 설명한다. 재산을 축적하는 것보다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가치관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숨은 자비의 영웅(Unsung Hero of Compassion)’으로 선정돼 달라이 라마로부터 직접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와 협력해 빈곤층 소액대출 사업으로 유명한 그라민은행(Grameen Bank)을 지원하며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자립을 도왔다.
워싱턴대(UW) 악타르 바드샤 교수는 “수백만 명의 삶이 그의 비전과 리더십, 그리고 투자로 변화됐다”며 “빌 클랩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세계적으로 반미 감정이 높아지자 시애틀 기업인들과 국제개발 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빌 게이츠 시니어, 댄 에번스 전 워싱턴주지사, 존 샬리카슈빌리 전 합참의장, 빌 러컬스하우스 전 환경청장 등과 함께 국제개발이니셔티브를 창립해 기업과 국제개발을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했다.
1941년 타코마에서 태어난 그는 벨뷰고와 레이크사이드 스쿨을 졸업했다. 젊은 시절 알래스카에서 부시 파일럿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가족기업인 매튜 G. 노턴 컴퍼니에 합류했다. 그는 평생 비행을 사랑한 열정적인 조종사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폴라를 비롯해 두 아들과 손주들, 의붓자녀들, 그리고 형제자매들이 있다.
유가족은 추후 추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조화 대신 고인의 뜻을 기려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s)과 원주민 자선단체인 ‘네이티브 아메리칸스 인 필란스로피(Native Americans in Philanthropy)’에 기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애틀 지역사회는 물론 국제개발 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긴 빌 클랩의 별세 소식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은 그를 “부를 나누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사람”, “세상을 바꾸는 데 자신의 삶을 바친 지도자”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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