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지업계 거인, 롱뷰 공장 인수 10년 만에 최악의 비극 맞아

2억8,500만달러에 매입해 북미 포장재 사업확대했지만 미래 불투명

 

워싱턴주 롱뷰에서 발생한 대형 제지공장 폭발 사고가 최소 11명의 사망자를 내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고의 중심에 선 일본제지(Nippon Paper Industries)의 경영 전략과 롱뷰 공장 인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다이너웨이브 패키징(Nippon Dynawave Packaging)은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일본제지가 소유한 제지·포장재 생산 시설이다. 

현재 워싱턴주 롱뷰 지역의 대표적인 제조업 시설 가운데 하나로, 포장재 부문과 펄프·제지 부문을 합쳐 약 1,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일본제지는 원래 신문용지와 인쇄용지 생산을 주력으로 성장한 세계적인 제지기업이다. 그 뿌리는 19세기 말 일본의 산업화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수차례 합병과 사업 확장을 거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제지회사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만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 확산으로 신문용지와 인쇄용지 수요가 급감하면서 일본제지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과 식품 포장재 사업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게 됐다.

그 결과가 바로 롱뷰 공장 인수였다. 일본제지는 2016년 페더럴웨이에 본사를 둔 미국 목재·부동산 대기업 웨어하우저(Weyerhaeuser)로부터 롱뷰 펄프·제지공장을 2억8,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당시 와이어하우저는 수익성이 높은 목재 및 부동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제지사업을 정리하고 있었고, 반대로 일본제지는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포장재 시장을 확대하려 했다.

두 회사는 이미 1970년대부터 롱뷰 지역에서 합작사업을 운영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일본제지 경영진은 인수 당시 “와이어하우저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신뢰가 새로운 출발의 기반이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수 이후 일본제지는 롱뷰 공장을 북미 포장재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왔다. 종이컵과 우유팩, 식품 포장재 등 친환경 종이 기반 제품 생산을 확대하며 전통 제지사업에서 포장재 중심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공급망 혼란과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2023년에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구조조정과 사업 개선을 통해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보이던 중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일본제지는 인명 피해는 물론 생산 중단, 환경오염, 대규모 손해배상 가능성까지 떠안게 됐다. 회사 측은 사고가 재무 실적과 생산, 출하,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산업재해를 넘어 일본제지의 북미 사업 전략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전 야심차게 인수한 롱뷰 공장이 회사 성장 전략의 상징이었던 만큼, 이번 참사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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