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받으려면 본국으로 돌아가라”…미국 새 이민정책에 한인사회 충격

60여년 유지된 ‘미국 내 신분조정’ 사실상 중단

유학생·취업비자·국제결혼 가정까지 불안 확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온 기존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부분의 신청자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 비자를 받도록 하는 새 정책을 발표하면서 한인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사회에 큰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극토안보부(USCIS)는 22일 발표한 새 정책 지침에서 “미국에 일시 체류 중인 외국인이 영주권을 원할 경우 원칙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USCIS는 다만 “예외적 상황”에 한해 미국 내 신분조정(Adjustment of Status)을 허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60년 넘게 유지돼온 미국 이민 시스템의 핵심 절차를 뒤흔드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는 유학생(F-1), 취업비자(H-1B), 주재원(L), 관광비자(B) 소지자 등도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영주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상당수가 한국 등 본국 미국 대사관에서 다시 인터뷰와 비자 심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시애틀 지역 한인사회에서는 IT업계 종사자들과 유학생, 국제결혼 가정 등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애틀과 벨뷰에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대형 기술기업에서 근무하는 한인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아 취업이민 수요도 높은 편이다.

이민업계는 가장 큰 문제로 ‘장기간 가족 분리’ 가능성을 꼽고 있다. 미국 내에서 영주권 절차를 밟던 신청자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 인터뷰 일정 지연이나 추가 심사에 걸릴 경우 수개월 이상 미국 재입국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자와 자녀가 미국에 남아 있는 경우 생활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미국 밖에서 진행되는 영주권 인터뷰는 거절될 경우 미국 내보다 법적 대응이 훨씬 어렵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이민 변호사들은 “사실상 자진 출국을 강요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민법 원래 취지에 맞게 제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안보부(DHS)는 “미국에 임시 체류 중인 외국인은 체류 목적이 끝나면 출국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미국 내 신분조정이 남용돼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기술·의료·연구 분야 전문인력 상당수가 취업비자를 거쳐 영주권을 취득하는 구조인 만큼, 인재 유출과 기업 채용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수 해외 인재 확보 경쟁에서 스스로 불리한 위치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번 정책이 이미 접수된 영주권 신청자들에게까지 소급 적용될지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민 변호사들은 영주권 절차를 진행 중인 사람들에게 “당분간 해외 출국과 인터뷰 일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이민 규제 정책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학생비자 제한과 비자 취소 확대, SNS 검증 강화 등에 이어 합법 이민 절차까지 대폭 강화되면서 미국 이민 정책 전반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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