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청소년들 정신질환 대기시간 줄었다

정신병상 없어 병원 떠돌던 아이들에 숨통 

응급실·병원 ‘장기 체류’ 크게 감소…“여전히 병상·주거시설 부족은 과제”


워싱턴주에서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청소년들이 병원 응급실과 일반 병동에 장기간 머무는 이른바 ‘보딩(Boarding)’ 문제가 최근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워싱턴주 내 정신질환 아동·청소년들의 병원 대기 시간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는 주정부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정신건강 지원 체계를 통합하고, 전담 조정 시스템을 도입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워싱턴주에서는 정신과 입원 병상이나 적절한 치료시설 부족으로 인해 우울증, 자해 위험, 정신질환 위기를 겪는 청소년들이 응급실이나 일반 병실에 며칠에서 수주 동안 머무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보딩’이라고 부른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급증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학교 폐쇄와 사회적 고립, 치료 서비스 축소 등이 겹치며 정신과 치료 수요가 폭증했지만, 병상과 전문 시설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워싱턴주 의회는 2023년 ‘HB 1580’ 법안을 통과시켜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 대응 체계를 개편했다. 이 법은 주지사실 산하에 다기관 조정 담당자를 두고, 의료·교육·복지 기관들이 함께 참여하는 신속 대응팀을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에는 병원, 학교, 아동복지기관, 정신건강기관 등이 각각 따로 움직이며 책임 주체가 불분명했다. 하지만 새 시스템 도입 이후에는 치료시설 연결과 퇴원 조정 속도가 빨라졌고, 장기 대기 사례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증 정신질환 청소년들을 위한 장기 거주시설과 지역사회 기반 치료시설 부족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 일부 환자들은 치료 후에도 갈 곳을 찾지 못해 다시 거리나 응급실, 교정시설을 오가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워싱턴주의 공공 정신병원인 웨스턴 스테이트 병원 과 이스턴 스테이트 병원 은 수용 능력 한계와 인력 부족 문제를 계속 겪고 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는 단순히 병상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 교육, 가족 지원까지 함께 연결된 사회 시스템 문제”라며 “현재 개선은 중요한 시작이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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