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고기 관세 인하 '급브레이크'…지지층 반발에 백기
- 26-05-12
중간선거 앞두고 '밥상 물가' 잡으려 수입 소고기 저율관세할당 중단 추진
축산농가 "값싼 수입육 공세" 강력 반발…백악관, 세부 조율 이유로 한발 물러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치솟는 소고기 가격을 잡기 위해 추진하던 수입 관세 인하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서명 예정이었던 관련 행정명령 발표가 세부 사항 조율 문제로 지연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기는 관세 인하 계획이 알려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축산 농가와 집권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온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공화·몬태나)은 "목장주들 사이에 일부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공화·와이오밍)은 "관세 변경이 가축 판매 시점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많은 돈을 잃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모든 소고기 수출국에 적용되던 저율관세할당(TRQ) 제도를 일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계획이었다.
이는 일정 물량까지만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초과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매기는 제도로, 이를 중단해 더 많은 수입 소고기가 저렴하게 미국 시장에 들어오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지난 5년간 다짐육 가격이 40%나 폭등하는 등 소고기 가격이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지목되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소비자 민심을 달래기 위한 승부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값싼 소고기 유입으로 타격을 입을 미국 축산업계를 달래기 위한 당근책도 함께 준비했다.
오랜 기간 목장주들의 불만이었던 멸종위기종 늑대에 대한 보호 조치를 완화하고, 가축 식별용 전자 표시 부착 의무 규정을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중소기업청(SBA)을 통해 목축업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는 등 금융 지원책도 마련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런 고강도 대책이 나온 건 미국 내 소고기 공급망이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수년간 이어진 극심한 가뭄과 생산비용 급증으로 미국 내 소 사육 두수는 1951년 이후 7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축산업계는 사육 두수 회복에 소극적이어서 의미 있는 공급량 증가는 최소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장벽까지 낮아지면 세계 최대 소고기 생산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호주, 아르헨티나산 소고기의 미국 시장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축산업계의 반발을 불렀다.
백악관은 언제 행정명령을 다시 추진할지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조치 연기로 트럼프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당면 과제와 핵심 지지층 보호라는 정치적 과제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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