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파운드(40톤) 대형고래 워싱턴주 섬 밀려와 결국 죽어

스캐짓카운티 샘미시 아일랜주 주민 40여명 참고래 사체 이동 성공

주민들 힘모아 멸종위기종인 참고래 사체 밤바다 견인 작전 성공해


워싱턴주 스캐짓카운티 샘미시 아일랜드의 한 조용한 해변에 길이 61피트, 무게 8만파운드(40톤)에 달하는 멸종위기 참고래(fin whale)가 떠밀려와 숨지자 주민들이 직접 대규모 이동 작전에 나섰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고래인 참고래 사체가 해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주였다. 주민들과 관광객 수백 명이 몰려와 거대한 고래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일부는 고래를 만지거나 사진을 찍었고, 현장에서는 부패가 진행되며 가스가 새어 나오는 소리까지 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의 걱정도 커졌다. 부검을 위해 절개된 고래 내부 조직이 밖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악취도 심해졌다. 

사유지 해변에는 구경객들이 몰려들었고 일부는 주민 집 앞을 지나 고래 위에 올라가 셀카를 찍기도 했다. 자연 상태로 두면 부패가 수개월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일반적으로 죽은 고래를 발견된 장소에 그대로 두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샘미시 아일랜드 주민들은 “해변에 그대로 둘 수는 없다”며 직접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주민들은 곧바로 힘을 모았다. 굴 양식업자들의 배와 어선, 벌목업 장비, 카약 등이 동원됐고, 지역 주민 약 40명이 작업에 참여했다. 한때 헬기를 이용하자는 의견이나 폭파 방식 농담까지 나왔지만 결국 산업용 리프트백과 로프, 대형 선박을 이용한 견인 방식이 선택됐다.

문제는 참고래 크기였다. 참고래는 흰긴수염고래 다음으로 큰 종으로 시속 20마일까지 헤엄칠 수 있어 ‘바다의 그레이하운드’로 불린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고래는 어린 개체였지만 성체가 되면 길이 80피트, 수명은 최대 90년까지 자랄 수 있었다.

연구진 조사 결과 고래는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최근 어망이나 장비에 얽힌 흔적도 발견됐다. 이 참고래는 지난해 가을부터 샐리시해에서 관찰돼 왔는데, 참고래가 이 지역에 장기간 머무르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주민들은 밀물 시간을 이용해 고래를 띄우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산업용 리프트백을 고래 몸체 아래 설치하고, 삽으로 진흙을 파내 로프와 스트랩을 연결했다. 금요일 밤 밀물이 들어오자 어선들이 본격 견인에 나섰고, 해변에서는 주민 수십 명이 숨죽이며 지켜봤다.

처음에는 꿈쩍도 하지 않던 고래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자 해변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밤 11시가 넘어 고래는 해변을 떠났고, 다른 선박에 의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해변으로 옮겨졌다. 주민들은 그곳에서 자연 분해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업을 도운 토니 브레컨리지는 “세대를 이어 살아온 주민들이 서로 도우며 해낸 일”이라며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면 모두가 나서는 공동체 정신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일주일간 이어진 특별한 고래와의 만남이 끝나자 한 주민은 “이제 샘미시섬은 무엇을 하게 될까”라고 물었고, 다른 주민은 이렇게 답했다.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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