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작은 전쟁"이라지만…호르무즈 충돌에 출구전략 '흔들'
- 26-05-05
호르무즈 충돌 격화 속 전략 딜레마…공습 vs 협상 갈림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의 충돌을 "작은 전쟁"으로 규정했지만 이른바 '빠른 종전' 구상이 현실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이번 충돌을 "미니 전쟁(mini war)"으로 표현했다.
또 그는 "잠깐의 우회(detour)에 불과하고 상황은 잘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사태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축소하려는 인식을 드러냈다.
미국은 이날 해협에 갇힌 선박들을 빼내기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 상선 화재와 UAE 원유 수출항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미군 지원 아래 미국 국적 선박 2척만 해협을 통과하며 수송 재개는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미군 함정 공격과 해상 충돌은 단순한 군사적 긴장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략 자체를 시험하는 국면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특히 이란이 미군 함정과 상선을 겨냥해 공격을 감행하면서, 미국의 해상 통제 시도와 외교적 접근이 동시에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강경 대응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사태는 군사적 해법이 없는 정치적 위기"라며 미국과 UAE를 향해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의 해상 통제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을 두고는 "프로젝트 데드록(교착 상태)"이라고 비판하며 협상보다 군사 대응에 무게를 두는 접근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현재 트럼프는 두 가지 상반된 선택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하나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하기 위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동 분쟁 확대를 피하기 위해 협상을 지속하는 것이다. WSJ는 강경 대응과 확전 회피 사이의 진자 운동이 현재 정책의 핵심 특징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딜레마는 이번 프로젝트 프리덤에서도 드러난다. 이 작전은 전면적인 해군 호위 대신 항로 정보 제공을 중심으로 설계된 절충안이지만, 이란이 즉각 군사적으로 대응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WSJ는 특히 전쟁 초기 트럼프가 가졌던 "빠르고 쉽게 끝낼 수 있다"는 기대가 사실상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핵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 압박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공화당 내 일부 인사들은 이란이 사실상 휴전을 위반했다며 강력한 군사 보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추가 공습이 미국을 더 깊은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재개 또는 외교 지속"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전략적 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번 호르무즈 충돌은 단순한 군사 이벤트가 아니라 정책 방향을 가를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통제된 충돌과 전면전 사이의 회색지대"로 규정하며, 작은 충돌이 반복될수록 의도치 않은 확전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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