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에 '비싼 청구서' 직면…"단기전 오판에 사면초가"
- 26-05-04
에너지 시장 혼란·37조원 전쟁비용 등 물질적 피해
공화당·국민 불만에 동맹국과도 불화…"다시 해도 같은 결정"
이란 전쟁이 두 달째 접어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과 여론, 전망 면에서 악화한 비싼 전쟁 청구서를 받게 됐다. 에너지 시장은 혼란에 빠졌고, 국방부는 지금까지 전쟁 비용이 250억 달러(약 37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악화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전쟁을 시작한 것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리석었는지, 용감했는지 모르지만 현명한 선택이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똑같이 하겠다"고 주장했다.
NYT는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했던, 경제적 여파가 최소화된 비교적 단기간의 분쟁이라는 전망은 무너지고 있는 듯하다"고 썼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전쟁을 시작해 이란 군사 목표를 타격하고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고위 인사를 제거했지만, 이란 정부는 여전히 건재하며 미국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주간 봉쇄가 이어질 전망으로, 에너지 가격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부 역시 올해 내내 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 문제는 2주 뒤 예정된 트럼프의 중국 방문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에너지 수입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해협을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뜻대로 안 되는 전쟁 때문인지 트럼프의 말도 오락가락 중이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자신의 모든 요구에 동의했고 종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연설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힌 후, "솔직히 말해서, 어쩌면 아예 협상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고 2일엔 이란의 최신 제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 개시 60일이 지나도록 의회 승인 요청을 하지 않았다. 행정부는 휴전으로 '시계가 멈췄다'며 승인 불필요를 주장했지만, 트럼프는 1일 "우리는 전쟁 중이다. 미치광이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며 스스로 논리를 뒤집었다.
공화당 내에서는 전쟁 비용과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전쟁 비용이 2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정부 셧다운의 핵심 쟁점이었던 오바마케어 보조금 확대 비용과 맞먹는 수준이다.
트럼프는 영국 왕실 만찬이나 세금 감면 연설 등 여러 자리에서 "가스값이 오르더라도 이란의 핵 능력을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전쟁 정당성을 반복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대부분은 전쟁이 미국 내에서 인기가 없음을 보여준다. 공화당 전략가 매튜 바틀렛은 "메시지가 엉망이다. 정치·경제·외교적 상황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쟁은 동맹국과의 갈등도 심화시켰다. 독일 총리가 트럼프가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트럼프는 독일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했고, 이탈리아·스페인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시사했다. 이런 방식은 미국의 전통적 동맹 관계에 균열을 낳으며 미국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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