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하이테크 종사 외국인들 "비자 불안에 떠날 채비한다"
- 26-05-04
시애틀 이민 하이테크 인력들 ‘조용한 이탈’ 조짐 보여
H-1B 규제 강화·취업 위축 겹쳐 귀국 고민 확산…“안정 위해 연봉 포기”
시애틀과 벨뷰를 중심으로 한 기술 산업에서 외국인 전문 하이테크 인력들이 ‘조용한 이탈’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취업비자(H-1B) 규제 강화와 고용 시장 위축이 겹치면서 장기 체류에 대한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인도 출신 기술인 아비셰크 아브얀카르는 시애틀에서 직장을 얻고 정착했지만, 최근 들어 미국을 떠날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는 “현재 신분이 언제든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들이 외국인 전문 인력을 채용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취업비자 제도다. 그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수료 인상과 규제 강화 조치를 잇따라 도입하면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 부담이 커졌다. 특히 해외 신청자에게 최대 10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부과되는 정책은 큰 파장을 낳았다.
이로 인해 일부 기술 인력들은 미국을 떠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시애틀에서 일하던 한 엔지니어는 연봉이 40%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인도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소득은 줄어들지만 가족과 함께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단순한 소득이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H-1B 비자는 고용주에 종속돼 있어 해고될 경우 60일 내 새 직장을 찾지 못하면 미국을 떠나야 한다. 또한 국가별 영주권 쿼터로 인해 인도 출신 신청자는 수십 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H-1B 비자 신청 건수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임금 승인 신청도 크게 줄었다. 기술 기업들의 채용 축소와 맞물려 외국인 인력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사례로, 10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게임 개발자는 비자 연장이 어려워지면서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시애틀에서 쌓아온 인간관계와 커뮤니티를 모두 떠나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민 기술 인력이 빠져나갈 경우 소비 감소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대규모 이탈보다는 개인 단위의 이동이 중심이며, 통계적으로 뚜렷한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인 인력들이 “미국에서 계속 살아야 할지”를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의 조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현상은 단순한 이민 문제가 아니라, 기술 산업 구조와 정책 환경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향후 시애틀 경제와 인력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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