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시 "자전거도로 설계잘못 인정" 부상자에 925만달러 배상
- 26-05-02
시야 가린 ‘보호형 차로’ 논란…법원 “안전의무 위반”, 자전거 사고 소송 잇따라
시애틀시가 부실한 자전거도로 설계로 중상을 입은 사이클리스트에게 925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법원이 시의 과실을 인정한 데 따른 합의다.
사건은 2024년 6월, 그린레이크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24세였던 아비브 리토브는 ‘보호형 자전거도로’에서 주행하던 중, 앞에서 갑자기 진입한 차량과 충돌했다. 해당 차로는 주차된 차량과 보도 사이에 위치해 운전자가 자전거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것으로 지적됐다.
킹카운티 법원의 켄트 리우 판사는 시가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자체 설계 기준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시는 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해 합의에 나섰다.
사고 당시 리토브는 헬멧을 착용하고 제한속도 25마일 구간에서 약 18마일 속도로 주행 중이었다. 그러나 차량 측면과 충돌하면서 심각한 외상성 뇌손상과 목 부상 등을 입었고, 혼수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두 달간 집중치료를 받았다. 이후 기적적인 회복을 보였지만, 현재는 장거리 보행과 운전이 불가능하고 시야 손실로 사실상 실명 상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배상금은 단일 자전거 사고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로 평가된다. 다만 차량 운전자에 대한 민사 소송은 별도로 진행 중이다.
최근 시애틀과 인근 지역에서는 자전거 안전을 둘러싼 대형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2024년 워싱턴대(UW)은 캠퍼스 인근 사고로 중상을 입은 사이클리스트에게 1,600만달러를 지급했으며, 시애틀시는 노면 전차 선로로 인한 사고와 관련해 575만달러를 배상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수천만달러 규모의 배상 판결이 이어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자전거 친화 도시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보호형 차로 확대에도 불구하고 설계 미비와 시야 확보 문제 등 안전 기준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도시 인프라 설계에서 ‘안전 최우선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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