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마지막 FOMC '매파 신호' 강화…한은도 5월 '매파적 동결' 무게
- 26-04-30
연준 34년 만에 4명 소수의견…인플레·중동 변수에 인하 멀어져
韓 GDP 호조·물가 압박…동결 기조 속 연내 인상 관측 힘실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했지만, 34년 만에 가장 많은 4명의 소수의견이 나오며 매파적 신호를 한층 강화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물가 상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1분기 '깜짝 성장'이 확인되면서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은행의 다음 달 '매파적 동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연내 금리 인상 관측에도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30일 한은 등에 따르면 연준은 28~29일(현지시간) 열린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다. 지난해 9·10·12월 3연속 인하 이후 올해 1·3·4월 동결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번 결정에는 4명이 소수의견을 냈다.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25bp(1bp=0.01%p) 인하를 주장한 반면,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로리 로건건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는 찬성하면서도 정책결정문 내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 포함에 반대했다. 4명 동시 소수의견은 1992년 10월 이후 약 34년 만이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을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remains somewhat elevated)"에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반영해 높은 수준(elevated)"으로 강화했다. 중동 사태가 "경제 전망에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문구도 새롭게 추가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에너지 충격의 정점 확인과 관세 측면 진전을 본 후에야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마지막으로 의장직을 마치는 파월 의장은 법무부 조사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그림자 의장이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를 두고 금리 결정 자체보다 내부 균열과 향후 방향성이 더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골드만삭스(GS)는 "더 분열된 표결 구도를 보이며 매파적이었으며, 완화 편향 문구에 대한 3명의 소수의견은 예상 밖이었다"며 "매파 위원들의 의견이 보다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씨티(Citi)는 "정책결정문 문구에 대한 반대 의견은 이례적"이라며 "3명의 위원이 해당 문구를 공식 반대할 만큼 강경해진 것은 이들에게 금리인상 기준이 더 낮아졌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MS)는 "완화 편향 제거를 주장하는 3명의 반대 의견이 등장한 점이 중요했다"며 "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기준이 보다 엄격해졌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는 다소 매파적이었다"며 "해당 위원들은 다음 움직임이 금리인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열려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차기 의장이 FOMC 위원들을 설득하는 데 난관에 봉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6월 FOMC부터 첫 회의를 주재할 워시 체제 전환 이후 매파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강경 비둘기파였던 마이런 이사가 물러나고 워시가 들어서면 연준의 매파적 색채는 더욱 짙어질 것"이라며 "연내 금리 인하는 9월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간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4.30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연준의 매파 기조 강화가 확인된 가운데, 국내에서는 경제지표 호조가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은이 지난 23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전기 대비·속보치)은 1.7%로, 한은 당초 전망치(0.9%)의 두 배에 가까우며 2020년 3분기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깜짝 성장'을 견인했다.
이에 JP모건 3.0%, 씨티 2.9%, 골드만삭스 2.5% 등 주요 IB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중동발 고유가가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한은 목표치(2%)를 넘어섰고,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4.1%로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월 대비 31.9% 올라 1997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 상승세를 보였다. 4월 소비자물가는 2%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7회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한은이 연내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씨티는 한은이 7월과 10월 각각 25bp씩 기준금리를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기대인플레이션이 5월에는 3.0%에 도달해 서비스 물가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며 "당장 5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 달 28일 첫 금통위를 주재하는 신현송 한은 총재의 기조도 주목된다. 신 총재는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며 "한국처럼 유가에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성장 하방 리스크도 여전한 만큼 5월 즉각적 인상보다는 '매파적 동결'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직전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은 "중동 지역의 상황과 경제의 성장 경로와 물가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기준금리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추가 인하 시사 문구 유지 여부가 연내 가장 중요한 핵심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결국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의 전개 방향이 연준과 한은 모두의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간밤 FOMC 회의에서 연준 내부의 의견이 상당폭 나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강조되면서 차기 연준 의장 취임 이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전쟁도 미-이란 협상 난항 등으로 장기화 우려가 커진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적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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