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장사' 공식화…4개 통화 징수 계좌 열었다
- 26-04-29
중앙은행, 혁명수비대가 비공식으로 걷던 통행료 제도화
자국 리얄화 외 달러·위안·유로화…금융제재시 우회 포석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기 위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란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인 리얄화뿐 아니라 중국 위안화, 미국 달러, 유로화 등 4개의 계좌를 개설했다고 이란 고위급 의원 알라에딘 보루제르디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체계적인 수입원으로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 의회는 통행료 징수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보루제르디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 보안 계획'이라는 이름의 법안이 의회 첫 회기에서 승인될 예정이라며 "이 법안이 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도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전쟁과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이란에 지속 가능한 수입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달러와 유로뿐 아니라 중국 위안화를 공식 결제 수단에 포함한 건 서방 주도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보루제르디 의원은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활용해 통행료 결제를 리얄화로 의무화함으로써 국제 거래에서 우리 통화의 위상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이러한 공식화 조치는 최근 몇 주간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이미 비공식적으로 통행료를 징수해 온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는 단계로 보인다.
당초 외신들은 이란이 통행료를 암호화폐나 위안화로 받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란 중앙은행은 이를 부인하며 '현금성 통화'로 받았다고 밝혀 결제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이번 4개 통화 계좌 개설은 이란 정부가 제도권 내에서 통행료를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통행료 액수는 초대형 유조선(VLCC) 한 척당 약 200만 달러(약 29억 5000만 원) 또는 원유 배럴당 1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00척 이상의 선박이 통과했던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을 고려하면 이란은 통행료만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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