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추억의 공간, 시애틀 노래방 문닫는다

‘시애틀스 베스트 카라오케’ 임대 종료로 내일 폐업

단골들 “단순한 가게 아닌 우리의 전통과 추억 쌓여”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30년 가까이 운영돼 온 대표 노래방 ‘시애틀스 베스트 카라오케(Seattle’s Best Karaoke)’가 내일 문을 닫는다. 건물주측의 임대 계약 종료 결정에 따른 것으로, 지역 주민과 단골 고객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업주인 일본계 우노 신지 씨는 최근 건물 소유주로부터 월 단위 임대 계약 종료 통보를 받고 4월 30일까지 퇴거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 노래방은 26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1996년 데니 트라이앵글 지역에 문을 연 이곳은 술을 판매하지 않는 대신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룸’ 형태의 노래방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젊은층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우노 씨는 “생후 4개월 아기부터 90세 이상 고객까지 다양한 세대가 찾았다”며 “친구나 가족끼리 편하게 노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은 바 중심의 노래 문화가 주를 이루던 시애틀에서 친구들끼리만 모여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독특한 입지를 구축해 왔다. 

금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6개의 방이 모두 찰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한때는 동시에 70~80명이 노래를 즐기기도 했다.

폐업 소식이 알려진 뒤 단골 고객들은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부터 이곳을 찾았다는 한 고객은 “이곳에 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전통 같은 느낌이었다”며 “항상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말마다 객실이 가득 차며 마지막까지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우노 씨는 이번 폐업 이후 새로운 매장을 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2001년부터 운영해 온 노래방 기기 대여 및 배송 사업을 확대해 다른 업소에 장비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현재 매장이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지만, 2026년 시애틀 도심에서 새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단순한 영업장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의 추억이 쌓인 공간으로 평가된다. 단골 고객들은 결혼식이나 행사에 노래방 기기를 대여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한 첫 노래방 경험 등 각자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우노 씨는 “그동안 고객들과 많은 교감을 나눴지만, 최근에서야 그 의미를 깊이 느끼게 됐다”며 “마지막 날 고객에게서 받은 포옹과 메시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시애틀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해 온 이 노래방은 사라지지만,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따뜻한 공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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