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한인노인, LA도심서 흑인에 묻지마 폭행 방화로 피살됐다
- 26-04-23
조모씨 양로시설 입소 이틀 만에 참변…유족 “관리 부실 의혹” 제기
치매를 앓고 있던 80대 한인 노인이 양로시설 입소 이틀 만에 LA 도심에서 무차별 폭행 및 방화 피해로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오래 전 미국으로 이민 와 평생 성실하게 살아온 이민 1세대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비극적인 범죄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한인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새벽 0시 3분께 다운타운 6가와 호프 스트리트 인근에서 발생했다. 출동한 경찰은 온몸에 화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했으며, 이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후 신원 확인 결과 피해자는 인근 양로시설에 입소해 있던 83세 한인 조모씨로 밝혀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노숙자로 보이는 40대 흑인 남성으로, 조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뒤 의복에 불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버스 승객이 급히 내려 불을 끄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구조에 나섰지만, 조씨는 심각한 뇌출혈과 전신 화상으로 결국 숨졌다.
용의자는 사건 당일 오후 인근에서 체포됐으며, 현재 살인 및 방화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유가족은 특히 양로시설의 관리 소홀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딸 릴리 한씨는 “아버지는 지난 17일 입소했는데 이틀 만에 병원을 벗어나 이런 일을 당했다”며 “시설 측 설명이 처음에는 창문으로 나갔다고 했다가, 이후에는 사각지대를 통해 담을 넘었다고 바뀌는 등 일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에게는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정확한 경위와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변호인을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1985년 미국으로 이민 온 뒤 LA 한인타운에서 재단사로 오랜 기간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웠으며, 생전 자신의 시신을 의대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할 만큼 이타적인 삶을 살아왔다.
이번 사건은 대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잔혹 범죄라는 점과 더불어 취약한 노인 보호 시스템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며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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