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우주과학자들 연이은 사망·실종…FBI "연관성 조사 착수"
- 26-04-22
3년간 핵·우주항공 연구소 근무자 10명 사망…트럼프 "매우 심각"
온라인서 '음모론' 제기…"서로 관련 없는 다양한 죽음들" 반론도
미 연방 당국이 민감한 핵·항공우주 분야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과학자들과 직원 10명의 연쇄 사망·실종 사건과 관련해 전면 조사에 21일(현지시간) 착수했다.
미국 CNN, CBS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현재 "실종·사망한 과학자들 간 연관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며 "답을 찾기 위해 에너지부, 전쟁부(국방부), 주·지역 법 집행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시 파텔 FBI 국장 역시 지난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FBI가 에너지부·전쟁부의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이 노력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며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감독위원회 역시 전날 민감한 과학 정보에 접근 권한이 있던 연구자와 직원들의 사망·실종 보고가 "불길한 연관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FBI, 국방부, 에너지부,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이 문제에 관한 브리핑을 요구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3년 동안 핵·항공우주 분야의 연구자와 직원 10명이 연이어 숨지거나 실종되는 일이 있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의 죽음과 실종에 미국의 핵·우주 프로그램을 방해하기 위한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왔다.
지난해 5월 미국의 과학 연구 시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앤서니 차베스(78)가 실종됐다. 로스앨러모스 경찰은 그를 찾는 데 대중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로켓 엔진을 연구한 항공우주 엔지니어 모니카 자신톤 레자(60)도 지난해 6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하이킹 도중 실종됐다.
지난해 12월에는 핵물리학자였던 누누 루레이루(48)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과거 자신의 동급생이었던 클라우디오 네베스 발렌트(48·사망)에게 피살당했다. 발렌트는 루레이루를 살해하기 전 미 명문 브라운대 강의실에서 총기를 난사해 학생 2명을 살해하고 9명을 다치게 했다.
지난 2월에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천체물리학자 칼 그릴마이어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집 앞 현관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29세 남성이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사망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부 사망자의 유족들은 질환이나 개인적인 고충을 사망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실종된 연구자로 주목받았던 노바티스 연구원 제이슨 토마스의 시신은 실종 3개월 만인 지난달 매사추세츠주의 한 호수에서 발견됐다. 그의 아내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지난해 부모님을 모두 여읜 후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조셉 로저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핵 문제 프로젝트 부소장은 "사망·실종 사건은 여러 해에 걸쳐 서로 다르고 느슨하게 연결된 조직들에 흩어져 있다"며 "만약 모든 과학자가 하나의 프로젝트나 무기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었다면 더 의심했을 것"이라고 CBS에 말했다.
한 전직 에너지부 관료는 "사람들은 그냥 죽기도 한다. 뇌졸중, 심장병, 자살, 강도 사건 등은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근무하던 시설들을 모두 합치면 2만 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며, 그중 상당수는 행정·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기밀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방금 그 주제에 관한 회의를 마치고 나왔는데, 꽤 심각한 사안"이라며 "우연이길 바라지만, 앞으로 열흘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연구자들의 사망과 실종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연방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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