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 때리던 美, 이란전쟁에 '고립' 확인중…"세계 전부와 결별"
- 26-04-21
英·佛 등 주요 동맹, 호르무즈 파병 않고 종전 후 해법 자체 논의
美외교관들 "각국서 반미서사 확대"…트럼프 전쟁 갈팡질팡에 동맹 혼란 가중
무차별적인 관세 부과, 그린란드 병합 위협 등으로 동맹국들을 당황하게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폴리티코는 "이란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해 관세를 포함한 무질서한 방식으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힘을 과시하기 시작한 뒤 '미국과 세계 대부분의 결별'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국은 전쟁을 치를 때 동맹국 결집에 어렵지 않게 성공했으나, 이란 전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받아들인 동맹국은 없었다.
미국의 가까웠던 영국과 프랑스는 그 대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포함해 종전 이후를 위한 다국적 논의를 주도해 왔다. 지난 17일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정상회의에는 한국을 포함해 50여 개국 정상 및 대표들이 참석했으나 미국은 빠졌다.
또한 유럽연합(EU)은 EU 조약의 회원국 간 상호방위 조항인 42조 7항의 발동 절차 구체화에 나서는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의존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과의 경제적 유대를 '바로잡아야 할 약점'으로 표현한 것 또한 동맹국들이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된다.
카니 총리는 지난 19일 공개된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외국 파트너 하나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며 "우리는 이웃에서 오는 혼란을 통제할 수 없다. 그것이 갑자기 멈출 것이라는 희망에 우리의 미래를 걸 수 없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무차별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문제 등을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외에도 미국의 영향력과 위치가 전쟁 이전과 비교해 크게 추락했다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타지키스탄 주재 미국대사관 외교관들은 지난 16일자 국무부 전문에서 "이란 전쟁은 타지키스탄의 극도로 통제된 미디어 환경에서 지속적인 반미 서사의 부상으로 이어졌으며, 외국 행위자들이 영향력을 심화하고 현지 언론들이 클릭 수와 외부 자금을 추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쟁자들이 중국,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이란이 교차하는 국가에서 서사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레인, 인도네시아, 아제르바이잔 주재 미국 외교관들도 국무부에 유사한 내용의 전문을 보내 미국의 안보와 외교적 유대가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부 전직 미국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의 목적에 대해 끊임없이 갈팡질팡하는 태도가 신뢰를 대폭 낮추고 있다고 비판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전략기획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토머스 라이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동맹국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고, 적대국들은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지 모르며, 그의 내각조차 전략이나 의도가 실제로 무엇인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에너지 시설 대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됐지만, 그마저도 단기적 차원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큰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원자력발전소 재가동 등의 대안을 찾아 나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기차 물량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국에 이번 전쟁이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칸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 총재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외교협회 행사에서 "목표는 단순히 충격을 견뎌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이용해 더 지속 가능한 안정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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