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UW기상학자, 트럼프행정부와 ‘과학 전쟁’ 전면에 나서

국가기상연구소 해체 추진 논란…기후 연구·재난 대응 차질 우려


중국계 워싱턴대(UW) 기상학자가 미국의 핵심 기상 연구기관 해체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극한 기상 전문가인 셔위 첸 UW 교수는 현재 미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의 이사장으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소 축소·해체 계획에 맞서 과학계와 함께 대응에 나섰다. 해당 연구소는 1960년 설립 이후 연방정부 지원을 받아온 국가 핵심 연구 허브로, 허리케인·산불·대기하천 등 재난 예측 연구를 수행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연구소가 ‘기후 과장’과 특정 이념에 치우쳤다고 비판하며 기능 축소와 시설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첸 교수는 “이곳은 국가 전체가 활용하는 핵심 자원”이라며 “기상 예측과 재난 대응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서부 워싱턴 지역에서 빈번해진 ‘대기하천(Atmospheric River)’ 현상 연구는 이 연구소의 지원 없이는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대기하천은 수천 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형성된 수증기 띠가 이동하며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현상으로, 최근 홍수 피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첸 교수는 “이 현상은 지역별 영향이 달라 정밀한 예측이 필수적”이라며 “연구 확대를 통해 수개월 전 대비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항공 관측, 대규모 데이터, 슈퍼컴퓨터 등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NCAR는 연구용 항공기 제공, 국제 공동 연구, 데이터베이스 운영, 고성능 컴퓨팅 지원 등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연간 예산만 약 1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에 첸 교수가 이끄는 비영리 기관은 연구소 해체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측은 해당 조치가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경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UW 명예교수 로버트 하우즈는 “수십 년에 걸쳐 이어온 연구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차세대 연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젊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연구 기회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교육 단절을 겪은 뒤 세계적 기상학자로 성장한 첸 교수는 허리케인 내부 비행 연구와 의회 증언 등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동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갖춘 과학자”라고 평가한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과학 연구의 독립성과 국가 기상 인프라의 미래를 둘러싼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첸 교수는 “허리케인에도 중심에는 고요한 ‘눈’이 있다”며 혼란 속에서도 연구의 지속성과 균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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