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UW기상학자, 트럼프행정부와 ‘과학 전쟁’ 전면에 나서
- 26-04-21
국가기상연구소 해체 추진 논란…기후 연구·재난 대응 차질 우려
중국계 워싱턴대(UW) 기상학자가 미국의 핵심 기상 연구기관 해체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극한 기상 전문가인 셔위 첸 UW 교수는 현재 미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의 이사장으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소 축소·해체 계획에 맞서 과학계와 함께 대응에 나섰다. 해당 연구소는 1960년 설립 이후 연방정부 지원을 받아온 국가 핵심 연구 허브로, 허리케인·산불·대기하천 등 재난 예측 연구를 수행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연구소가 ‘기후 과장’과 특정 이념에 치우쳤다고 비판하며 기능 축소와 시설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첸 교수는 “이곳은 국가 전체가 활용하는 핵심 자원”이라며 “기상 예측과 재난 대응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서부 워싱턴 지역에서 빈번해진 ‘대기하천(Atmospheric River)’ 현상 연구는 이 연구소의 지원 없이는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대기하천은 수천 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형성된 수증기 띠가 이동하며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현상으로, 최근 홍수 피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첸 교수는 “이 현상은 지역별 영향이 달라 정밀한 예측이 필수적”이라며 “연구 확대를 통해 수개월 전 대비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항공 관측, 대규모 데이터, 슈퍼컴퓨터 등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NCAR는 연구용 항공기 제공, 국제 공동 연구, 데이터베이스 운영, 고성능 컴퓨팅 지원 등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연간 예산만 약 1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에 첸 교수가 이끄는 비영리 기관은 연구소 해체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측은 해당 조치가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경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UW 명예교수 로버트 하우즈는 “수십 년에 걸쳐 이어온 연구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차세대 연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젊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연구 기회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교육 단절을 겪은 뒤 세계적 기상학자로 성장한 첸 교수는 허리케인 내부 비행 연구와 의회 증언 등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동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갖춘 과학자”라고 평가한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과학 연구의 독립성과 국가 기상 인프라의 미래를 둘러싼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첸 교수는 “허리케인에도 중심에는 고요한 ‘눈’이 있다”며 혼란 속에서도 연구의 지속성과 균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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