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예수 재림" 미는 트럼프 진영…강적 레오14세 만나
- 26-04-20
마가 기독교 "예수 = 反이란 전사" 포장…"예수 가르침서 멀어져" 비판 확산
레오 14세 교황 "예수는 평화의 왕"…이란戰 정당화 정면으로 막아서
이란 전쟁을 '성전'(聖戰)으로 정당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그 지지층이 교황 레오 14세라는 강력한 적을 마주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레오 14세를 향해 "외교 정책이 형편없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레오 14세는 이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있으나, 그의 반전(反戰) 메시지 자체로도 이란 전쟁의 종교적 정당화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CNN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이 정치적 운동을 넘어 종교적 운동이 됐으며, 이들이 예수를 자신들만의 이미지로 재창조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예수는 성경에 나오는 비폭력적 이미지가 아니라, 요한계시록에 묘사된 "불꽃 같은 눈"을 가지며 "피 뿌린 옷"을 입고, 백마를 탄 하늘의 군대를 이끄는 액션 영웅 이미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국방부에서 열린 예배에서 "(미군이)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자들(이란)에게 압도적 폭력을 가할 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강력하고 위대한 이름으로 담대한 확신을 가지고 이 모든 것을 구한다"고 기도한 것도 이러한 예수 이미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된다.
마가 진영 기독교의 또 다른 특징은 강력한 친(親)이스라엘 색채다. 이들은 주권국가로서 이스라엘을 건국하는 것이 성서적 이스라엘의 재건이며, 이를 통해 예수의 재림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이는 현대 이스라엘 건국이 성경 예언의 성취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지지를 신앙적 책무라고 보는 기독교 시오니즘에 바탕을 둔다.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다이애나 버틀러 배스는 지난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일부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이란과의 전쟁이 "일련의 사건을 촉발해 결국 예수의 재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단 작가 피터 웨너는 올해 'MAGA 예수는 진짜 예수가 아니다'라는 에세이에서 "우익 운동들이 기독교를 예수의 윤리와 가르침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마가 진영의 종교적 논리를 논파하기 위한 시도는 지금까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CNN은 레오 14세가 마가 진영 기독교의 "가장 강력한 적"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레오 14세는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프레임을 일축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 14억 명 신자를 거느린 가톨릭교회의 수장으로서 그가 가진 영향력은 미국 안팎의 일부 종교학자나 개신교 목사들과 다르다. 또한 최초의 미국 태생 교황인 그에게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반미 성향의 남미(아르헨티나) 출신 좌파'와 같은 어거지 프레임을 씌우기도 어렵다.
레오 14세는 마가 진영이 꾸미려는 예수 이미지를 정면으로 배척한다. 그는 지난달 29일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며 전쟁을 거부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희가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는 이사야서 1장 15절을 인용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정신적 지도자로서 교황의 영향력이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교황은 현대 정치사에서도 중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적이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79년 폴란드를 방문하자 공산권의 "심리적 지진"이 발생해 소련과 공산권 붕괴로 이어진 것이 그 예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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