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상봉쇄'에 이란 "죽음의 소용돌이"…휴전 벼랑끝
- 26-04-13
美, 시애틀시간 13일 오전 7시부터 이란 선박 봉쇄…제한적 공습 재개도 검토
이란 "군사력 해협 접근, 휴전 위반"…갈리바프 "4~5달러 시절 그리울 것"
미국과 이란의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對)이란 해상봉쇄 카드를 꺼내 들면서 가까스로 이어오던 '2주 휴전'이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직 미·이란 양측의 즉각적인 재충돌로까지 번지며 휴전 합의가 파기된 상황은 아니지만, 양측의 강경 발언과 군사 조치가 맞물리며 "휴전은 살아 있지만 위험은 더 커진"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11일부터 이틀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넘게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이란의 핵 개발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협상 결렬 뒤 미국이 "최종적이고 최선의 제안"을 내놨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미국이 과도한 요구와 계속 바뀌는 조건을 들고 나왔다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선박과 이란 항만을 겨냥한 봉쇄 절차에 돌입한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도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시애틀시간 13일 오전 7시)부터 이란 항만을 오가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미군 측은 비(非)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의 자유 항행은 막지 않겠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봉쇄 조치에 더해 정밀 타격 등 제한적인 추가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은 백악관 내부에서 호르무즈 봉쇄만으로 이란을 압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습은 교착 상태에 빠진 평화 협상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중동 전체로 전쟁이 더 강하게 확전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리면서 호르무즈 무력 봉쇄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경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를 목전에 두고 극단주의적 태도, 말 바꾸기, 봉쇄에 부딪혔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 측에 돌렸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은 47년 만의 최고위급 회담에서 선의로 임했다"며 "선의는 선의를, 적대는 적대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사령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시와 관련해 "적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서 '죽음의 소용돌이'에 갇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측은 민간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군사력이 해협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 협상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자신의 X 계정에 미국 워싱턴 일대 주유소 가격 지도와 함께 "지금의 휘발유 가격을 즐겨라. 이른바 봉쇄가 현실화하면 곧 (갤런당) 4~5달러짜리 휘발유가 그리워질 것"이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과 미국의 해상 봉쇄 발표 소식에 시장도 즉각 흔들렸다.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8% 넘게 뛰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2달러대,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4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실질적인 군사 충돌 구간으로 바뀔 경우 유가 상승을 넘어 물류·보험·정제 마진·인플레이션이 한꺼번에 뛰는 2차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최종 결렬로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봉쇄가 현실화하는 순간 협상 재개의 공간은 급격히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이란 간 휴전이 종료되는 오는 22일까지가 '가장 위험한 열흘'이 될 수 있단 관측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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