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이라도 싼 주유소로 간다"-인디언부족 주유소 '인기짱'

세금감면으로 시내보다 갤런당 75센트 절약

워싱턴주뿐 아니라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현상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미국 전역의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시애틀 인근 운전자들 사이에서 인디언 보호구역 주유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애틀 북쪽 툴랄립 인디언보호구역에 위치한 툴랄립 마켓 주유소는 최근 갤런당 4.84달러에 판매돼 인근 지역보다 약 75센트 저렴한 가격을 기록했다. 

시애틀 주민 주넬 루이스는 “기름값이 너무 비싸 일부러 이곳까지 왔다”며 “이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세금 구조에서 비롯된다. 미국 원주민 부족은 연방법상 연료세는 부담하지만, 주정부 연료세는 부과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반 주유소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워싱턴주 역시 관련 조약과 판례에 따라 보호구역 내 연료세 부과가 제한되는 구조다.

전국적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확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뉴욕, 오클라호마, 워싱턴주 등에서는 부족이 운영하는 주유소가 주요 교통로를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뉴멕시코에서는 갤런당 3.79달러, 뉴욕 일부 지역에서는 3.65달러 수준까지 내려가 주변보다 50센트 이상 저렴한 사례도 확인됐다.

유가 상승은 중동 긴장 고조 이후 더욱 가팔라졌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로, 2월 말 이후 1달러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약 245개 부족이 496개의 주유소 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시설은 단순한 연료 판매를 넘어 지역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툴랄립 부족 역시 주유소 수익을 도로, 치안, 의료, 교육 등 공공 서비스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운전자들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지역사회 기여 측면에서도 부족 운영 주유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차에서 내연기관 차량으로 전환한 운전자들은 “기름값 자체가 부담”이라며 여전히 높은 유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보호구역 주유소는 ‘저렴한 기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유가 시대 속에서 소비자와 지역사회가 동시에 선택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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