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21시간 협상 결렬…호르무즈·핵 평행선에 장기 대치 전망
- 26-04-12
21시간 협상 끝 결렬…“최종안 vs 탐욕” 정면 충돌
중재 무산 속 양측 강경 기조 유지…장기 교착 전망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21시간의 마라톤 협상은 결국 서로의 평행선만을 확인한 채 종료됐다. 회담 직후 미국과 이란이 내놓은 공식 입장과 관영 매체 보도를 통해 향후 회담 전망을 분석해본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협상 결렬의 책임을 이란에 돌리며 "최종이자 최선의 제안(Final and Best Offer)"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이란이 이 제안을 거부할 경우 군사적·경제적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높이겠다는 강력한 경고로 읽힌다.
특히 밴스 부통령이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 및 국가안보팀과 수십 차례 실시간으로 소통했음을 강조한 것은, 이번 제안이 미 정부 전체의 의견이 집약된 단일화된 '최후통첩'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회담이 끝난 뒤 이란 매체에선 "협상이 하루 더 연장됐다"는 식의 보도가 나왔는데, 이는 협상장에서 이란이 나름의 제안을 던졌고 미국이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 측은 "복귀"를 선언해 이란의 기대를 단숨에 무너뜨려 심리적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전술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이란 외교부는 미국의 요구를 "과도한 야심"과 "비현실적 탐욕"으로 규정하며 맞섰다. 그러면서도 에스마일 바게이 대변인은 양측이 일부 사안에서 의견 접근을 이루기도 했으나, 2~3개의 핵심 쟁점에서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요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재개방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 완전 무력화인 것으로 추정된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지 않으며, 이를 신속히 달성할 수 있는 수단(핵 물질 등)조차 추구하지 않겠다는 확약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목표"라고 단언했다.
밴스 부통령은 "단순한 질문은 이란이 지금 당장, 또 2년 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근본적인 의지를 확약받을 수 있냐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그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간을 넘어 장기적으로 이란 핵무력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우리가 상당히 유연했고, 꽤 많이 수용적이었다"고 말해, 이란 측에 제재완화나 동결자산 해제 등 경제적 보상에 대해 일정 부분 양보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이란 준관영 타스님통신은 "미국이 전장에서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협상 테이블에서 얻어내려 했으나 이란 대표단이 이를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서둘러 합의하기보다 장기적인 대치 국면을 감수하더라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공식 회담은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밴스 부통령은 "공은 이란으로 넘어갔다"며 추가 일정 없이 철수했고, 이란 파르스통신 역시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차기 협상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미국 측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언급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바게이 대변인 역시 "외교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밝혀, 대화의 창이 좁아지긴 했지만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담 재개 여부는 미국이 남긴 '최종안'에 대해 이란이 수정 제안을 내놓거나, 파키스탄 등 제3국 중재자가 새로운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관측된다. 미국은 이란의 '최종안' 수용을 기다리며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카드를 쥐고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타스님 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합리적인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측이 그어놓은 레드라인이 워낙 선명해 회담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중동 정세는 높은 긴장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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