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맹폭에도 이란 핵 역량 건재…"강력한 협상 지렛대"
- 26-04-12
<지난 2019년 11월6일(현지시간) 이란 측이 공개한 포르도 우라늄 농축 시설 내부 모습.>
밴스, 결렬 밝히며 "이란이 향후 핵무기 개발 하지 않겠단 명확한 약속 거부"
"이란, 원심분리기·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등 핵무기 제조 핵심 보유 가능성"
미국과 이스라엘의 5주간에 걸친 고강도 폭격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상당 부분 유지한 채 전쟁 국면을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당국자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라는 새로운 경제적 지렛대에 더해 핵 관련 협상에서도 추가적인 협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을 핵심 전략 목표로 삼아왔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 사실을 발표하며, 이란이 향후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의 핵심 명분 중 하나 역시 이란의 핵 능력 억제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이 핵무기 관련 연구에 사용해 온 실험실과 연구 시설들이 파괴됐다. 또한 농축 우라늄의 원료인 ‘옐로케이크’ 제조 시설을 타격해 농축 프로그램에도 피해를 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도 방호된 지하 농축 시설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은 무기급에 근접한 고농축 우라늄 약 1000파운드(약 450kg)를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 중 일부는 이스파한 핵시설 지하 터널에 분산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란 정책을 담당했던 에릭 브루어는 “이란은 이 물질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 협상보다 더 높은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양도할 의사를 보였다고 언급하며, 이를 확보하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동시에 이란 내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중단시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 피해는 지난해 12일 전쟁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미국은 포르도와 나탄즈 농축시설에 대형 관통탄(MOP)을 투하하고, 이스파한 핵 관련 시설을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격했다.
최근 5주간의 전쟁에서는 미국은 주로 이란의 미사일 전력과 발사 인프라 등 재래식 군사 자산을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이는 향후 핵 시설 공격 시 예상되는 보복 비용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핵 프로그램 직접 타격은 주로 이스라엘이 수행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란 내 핵무기 관련 연구가 이뤄진 실험실, 대학, 테헤란 외곽 시설, 파르친 군사기지 내 고폭발 시험 시설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다만 핵 과학자 공격의 구체적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란은 원심분리기와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등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스파한 지하 터널에는 지난해 6월 신고됐지만 아직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지 않은 시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나탄즈 인근 ‘픽액스 마운틴’에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도 파괴가 어려운 고도로 방호된 지하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 작전까지 검토했지만, 작전의 위험성과 전쟁 장기화 우려로 실행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그동안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포기를 거부하며 핵 활동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이란이 국내 농축을 중단하고 해외에서 농축 우라늄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평화적 의도를 입증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다시 ‘농축제로’ 원칙을 요구했다.
지난 2월 미·이란 협상은 농축 문제를 둘러싸고 합의에 실패했다. 당시 이란은 60% 농축 우라늄을 20% 수준으로 낮추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여전히 무기급 전환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2015년 핵 합의(JCPOA) 당시 이란의 농축 한도는 3.67%로 제한돼 있었다.
현재 가장 큰 불확실성은 최근 공격이 이란의 ‘핵탄두 무기화 능력’을 어느 정도까지 훼손했는지 여부다. 핵물질을 탄두 형태로 가공하고 조립하는 과정은 고도의 기술과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아직 실제 핵탄두를 완성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 감시 수준을 고려할 때 은밀한 완성 역시 매우 어렵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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