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60m 반경 안 사람들은 다 사면"…트럼프, 참모들에게 사면 남발 예고
- 26-04-12
농담이라지만 이미 1600건 사면 단행…민주당 의회 조사 대비용 '방패막' 분석
바이든의 '선제 사면'이 빌미 됐나…"트럼프가 문 부수고 들어와도 할 말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관리들에게 무더기 사면을 약속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 회의에서 "백악관 집무실에서 200피트(약 60m) 이내에 들어온 사람은 누구든 사면해 주겠다"고 발언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얼핏 농담처럼 들리지만 사면 대상의 반경은 점차 넓어지는 모양새다.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한 인사는 "10피트(약 3m) 안에 들어온 사람까지 사면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전 기자회견을 열어 대규모 일괄 사면을 발표하겠다는 구상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임기 동안에만 약 1600건의 사면을 단행했는데, 이는 첫 임기 당시 250건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사면 대상자 중에는 정치적 우군과 선거자금 기부자 등 측근들이 다수 포함돼 양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사면 약속'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예상되는 대대적인 정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방패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WSJ은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의 사면권은 절대적"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사면권 행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만든 전례를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수사를 우려해 아들 헌터 바이든과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보건원장 등에게 '선제적 사면'을 단행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전직 참모는 "바이든이 사면권의 경계를 시험하며 문을 살짝 열어준 탓에 트럼프가 그 문을 부수고 들어와도 우리가 불평할 수가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말인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에도 참모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했지만 실행하지 않았고, 이후에 이를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두 번째 임기 중에 단행된 사면 중 약 1500건은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피고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물론 대통령의 사면권이 무소불위는 아니다. 연방 범죄에만 효력이 있어 뉴욕주 법원에서 34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범죄에는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법무부의 표적 수사를 받았다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핵심 측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기 마지막까지 사면권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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