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악쓰고, 이란 버틴다…협상 쟁점 떠오른 호르무즈 개방
- 26-04-07
"알아서 하라"던 트럼프, 해협 재개방 최우선 요구…美경제 등 영향 감안
이란도 해협의 무기화 중요성 인식해 고자세…"협상 어려워졌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이란과의 전쟁 종식 필수 조건으로 보지 않던 미국에 해협 재개방이 최우선 순위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욕설 난무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보듯 미국은 해협 재개방에 속이 타고 있지만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의 중요성을 깨달아 양측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며칠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이란과의 합의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연설이나 다수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해협을 주로 이용하는 나라들이 가서 석유를 가져오든지 하라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우리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6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매우 큰 우선순위"라고 말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이란이 해협을 계속 폐쇄하려 한다면 전국의 모든 발전소와 다른 시설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5일에는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해협을 열라며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 "이 미친 X들아, 당장 그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안 그러면 지옥에서 살게 될 테니, 두고 보라"며 악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일(7일) 오후 8시까지 합의하지 않으면 다리도, 발전소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석유의 자유로운 통행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인프라 공격 시한은 여러 차례 연기됐는데, 이 과정에서 핵무기 개발 등 다른 요구들 대신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에 등장했다.
한편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휴전이 아닌 전쟁 영구 종식을 위한 10개 항 제안을,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제재 해제,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 중단을 요구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겠다고 했는데, 단 오만과 함께 선박당 약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조건이다. 대신 직접적인 전쟁 배상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란은 자신들이 "전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조종사 등 탑승 장교 두 명은 미국이 구조해 갔지만 미군 F-15 전투기를 영공에서 격추한 것과 해협을 성공적으로 봉쇄한 것을 자신들의 협상력 강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에 대해 "중요한 제안이고 중요한 단계"라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승자다. 우리가 이겼다"며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호르무즈 통행료를 부과해야 마땅하며 이를 고려 중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맞서면서 사태는 좀 더 복잡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미국 내 기름값 급등 문제도 풀지 못한다. 미국은 중동산 원유에 거의 의존하지 않지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국제유가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은 물론 미국인들의 생활에 직접 부담을 줘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까지 키운다.
이란 역시 한 달이 넘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수확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한 세계 경제 압박 효과를 확인한 만큼 웬만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이상 이 지렛대를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결국 트럼프의 반복된 시한 연장과 격한 언사, 이란의 강경한 버팀은 양측의 협상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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