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갈치 잡아먹으며 버텨…호르무즈 고립 선원 2만명 '사투'
- 26-04-07
페르시아만 고립 선박 2000척…식수·식료품 바닥 보여
치료 늦어져 선장 숨지기도…선원들 "도와달라" 요청 쇄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한 달째 페르시아만에 고립된 선원 2만 명 이상이 식수와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현재 페르시아만에 고립된 선박의 수를 약 2000척으로 파악하고 있다. 선박에 탑승한 선원은 2만 명 이상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는 데 성공한 선박은 200척에 채 미치지 못한다.
많은 선박에서 식수와 생활용수, 식료품이 바닥나고 있어, 선원들은 소셜미디어와 초단파(VHF) 선박 무선을 이용해 생존 요령과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일부 중국인 선원들은 에어컨 장치에서 응결수를 모으는 모습을 촬영해 공유하며 비음용 생활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유조선 선상에서 낚시를 하며 참치·오징어·갈치 등을 잡아먹는 선원들도 있다.
선박들이 보급품을 확보하기 위해 주로 이용해 온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은 반복적인 공격을 받아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선박에 신선 식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가격을 올려 받고 있는데, 망고는 킬로그램당 31달러, 오렌지는 킬로그램당 15달러 수준이다.
의료 처치를 제때 받지 못한 선장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도 일어났다.
유조선 ASP 아바나의 선장 라케시 란잔 싱(47)은 페르시아만에 고립된 지 19일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선원들이 응급처치를 시도했지만 소용없었고, 공중 구급대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에서 쾌속정으로 육지에 당도했지만 병원에 옮겨졌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선원 교대를 위한 항공편은 수가 적고 비싸, 두바이 등 주요 교대 지점을 통해 선원들을 투입·교대시키는 일 역시 어려운 실정이다.
국제운수노동자연맹(ITF)은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원들로부터 지원 요청 문의를 약 1000건 접수했다. 200명의 선원은 배를 떠나 귀국하기 위한 도움을 청했고, 절반 이상은 전쟁 지역 체류 중 급여와 기타 계약상 권리를 문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ITF는 "일부 선주들이 선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 여전히 선박을 그곳으로 보내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전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선원들은 원할 때 귀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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