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계 더 죽여도 소용없다"…때릴수록 더 강경해지는 이란, 이유는
- 26-04-05
순교 숭상하는 이란 문화…"종전 조건만 높아져"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5주가 지나 전 세계가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협상 성공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 지도부를 잇달아 암살했지만, 순교와 희생을 중시하는 이란 문화적 특성 때문에 도리어 강경 노선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도부 등 이란의 최고 지도부를 계속 암살하면서 더 유연한 협상 상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중동과 서방 관계자들을 인용해 일련의 암살 작전에도 불구하고 강경 노선은 그대로 남아 있어 외교적 돌파구에 대한 희망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한 지도부가 등장하기는커녕, 살아남은 이란 정권이 서방에 경제적인 고통을 가할 용기를 새롭게 얻게 돼 협상에서 미국의 간극을 더욱 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암살 작전에도 향후 몇 주 내에 협상을 통한 돌파구가 마련될 희망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란 정권은 자신들이 협상을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하며, 배상금 지급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권을 요구하는 등 전쟁 종식의 조건을 더 높였다.
한 유럽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걸프 국가와 세계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며 종전의 대가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 관리와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는 이번 전쟁이 이란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동의했다. 다만 암살 작전이 이란 정권에 미친 실제 영향을 외부에서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전쟁 초기에 근무했던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행정부가 "협상하려는 인물을 찾을 때까지 계속 암살할 수 있다"며 "압력을 더 가하면 이란인들은 그에 더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암살을 계속해도 결국 협상할 의향이 있는 인물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작전이 지도부 내부의 불신을 부추겨 이란 정권을 약화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외교관은 미국의 접근 방식이 순교를 숭상하는 이란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드러냈다며, 이란 지도부의 10개 단계를 더 죽여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맬로니 부사장은 현재 이란의 통치 체제가 전쟁 전의 이미 강경했던 체제보다 더 군사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새로 지도부가 된 인사 중 다수는 "순교와 희생, 그리고 국제 체제에 대한 적대감이라는 문화에 깊이 젖어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전문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자 이란 분석가인 알렉스 바탄카는 이란의 새 지도자들이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등을 겪으면서 "모두 10대나 20대 초반의 젊은이로서 함께 계급을 밟아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간 체제 내에서 활동해 온 이들이 미국과 거래를 맺고 싶어 할 유형의 인물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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