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마 ICE구금자 "미국 떠나겠다는데 안보내준다"

자진 출국 허가 받고도 수개월 대기…추방 시스템 한계 드러나


타코마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수감 중인 러시아 국적 이민자가 “미국을 떠나게 해달라”며 단식까지 벌였지만, 수개월째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 사아리안은 약 9년 전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체류 기간을 넘겼으며, 지난해 8월 스스로 ICE 사무소를 찾아 귀국을 요청했다가 곧바로 구금됐다. 그는 이후 세 차례 단식 투쟁을 벌이며 출국을 요구하고 있다.

이민 판사는 지난해 11월 사아리안에게 ‘자진 출국(voluntary departure)’을 허가했다. 이는 강제 추방 기록 없이 출국할 수 있는 제도지만, 이후에도 ICE는 그의 출국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규모 단속과 구금 인원 증가로 인해 행정 처리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 내 구금 이민자는 7만 명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일부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 대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추방 절차가 지연되는 주요 원인으로는 여행 서류 발급 문제와 항공편 부족이 꼽힌다. 특히 러시아처럼 추방 항공편이 드문 국가의 경우 절차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

사아리안의 경우 여권이 만료된 상태였으며, 러시아 대사관을 통한 여행 서류 발급이 필요했다. 지인에 따르면 대사관은 직접 방문 시 단기간 내 발급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구금 상태에서는 이동이 불가능해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변호인은 보호관찰이나 전자발찌 조건으로 일시 석방을 요청했지만, ICE 측은 “구금 중인 사람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ICE는 처음 여행 서류 발급을 요청한 시점도 자진 출국 허가 이후 약 3개월이 지난 뒤였던 것으로 알려져, 행정 지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아리안은 “가족이 있는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며 “언제 나갈 수 있을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혈압 저하로 건강이 악화되자 단식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이민 단속 확대 정책과 실제 추방 집행 능력 간의 괴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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