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진 '유럽만의 나토' 힘받는다…"러 막을 자체 재무장 착착"
- 26-04-04
트럼프 나토 탈퇴 위협 반복에 유럽선 이미 '헤어질 결심'
미군 철수까지 배제 안해…자체 방위력 강화·핵우산 논의 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복적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협박에 유럽이 재무장을 가속하며 '유럽식 나토'의 밑그림을 착착 그리고 있다. 미국이 이란 전쟁 이후 나토 탈퇴 추진을 예고하면서 서방 집단 안보 동맹의 기둥인 나토는 80년 역사상 최악의 갈림길에 섰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럽국 고위 관료들 사이엔 역내 7만 명 규모의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유럽 위주의 지휘체제 전환과 재래식 방어력 확충으로 '미국 없는 동맹'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이란 전쟁 개입 거부를 비판하며 "탈퇴를 강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종전 직후 나토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방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탈퇴 엄포에 익숙해진 분위기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한 가운데 트럼프 재집권 이후 서구 동맹의 균열이 명백해지자 독자적 방위 역량에 박차를 가해 왔다.
유럽연합(EU)은 작년 초 '유럽 재무장'(Europe ReArm) 구상을 발표하고 2030년을 목표 시점으로 잡았다. 유럽이 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하려면 단기적으로 병력 30만 명 추가와 연간 2900억 달러(약 437조 원) 상당의 방위비 증액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은 재래식 방어는 물론 미국의 핵우산을 대체할 핵 억지력 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유럽 내 유일한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핵우산 확대 논의를 주도하고 나섰고, 독일도 적극 호응했다.
아직은 핵전력을 포함한 나토의 군사력과 재정 분담 모두 미국의 비중이 압도적인 것이 현실이다.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미국만큼 잘할 필요는 없다. 러시아보다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미국을 배제한 다자 협력체 구축에도 공들여 왔다. 특히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이란 공격과 서방국들에 대한 참전 요구는 나토 집단방위 조약 5조의 실효성에 실질적인 물음표를 던졌다.
영국은 2일 나토·걸프·아시아 주요국 등 40여 개국을 모아 이란이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맞서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한 국제협의체 '의지의 연합'도 '미국 없는 서구 동맹'의 기틀로 주목받는다.
미국의 사법 체계상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나토 탈퇴는 사실상 불가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탈퇴가 아닌 유럽 주둔 미군 감축·철수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이 역시 나토 동맹의 결속력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볼프강 이싱어 뮌헨안보회의(MSC) 의장은 "미군의 유럽 철수는 러시아의 전략적 승리 선언을 허용하는 것"이라며 "소련 시절 이래 러시아의 핵심적인 전략 목표를 이뤄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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