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역사상 최악의 만우절 장난은 뭘까?

“스페이스니들 붕괴됐다” 1989년 4월1일 방송

방송 한마디에 911 마비…전국적 파장 불러


1989년 4월 1일, 시애틀지역 방송국 KING 5에서 흘러나온 “스페이스니들이 붕괴됐다”는 속보 한마디는 워싱턴주 전역을 혼란에 빠뜨린 ‘최악의 만우절 장난’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KING 5의 코미디 프로그램 ‘Almost Live!’ 제작진은 만우절 특집으로 뉴스 속보 형식을 빌린 몰래카메라를 기획했다. 실제 뉴스처럼 보이도록 기자처럼 생긴 배우를 등장시키고, 긴급 속보 형식으로 스페이스니들이 무너졌다는 내용을 전했다.

제작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술팀을 동원해 스페이스니들이 주변 건물 위로 쓰러진 것처럼 보이는 가짜 영상까지 제작했다. 화면 상단에는 ‘April Fools’ Day’라는 문구를 표시했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시청자들이 많았다.

방송에서 ‘기자’는 “부상자는 많지 않으며, 당시 내부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전하며 상황을 설명했고, 목격자 역할의 출연자는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구조물이 흔들리다 무너졌다”고 증언해 사실감을 더했다.

문제는 많은 시청자들이 이를 실제 상황으로 받아들이면서 발생했다. 당시 911 신고 전화가 폭주해 긴급 통신망이 마비됐고, 일부 의료진은 자원봉사를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방송국에도 수백 통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경찰과 시 당국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방송에서 붕괴 원인을 지하 터널 공사로 암시하는 내용까지 포함되면서 혼란은 더욱 커졌다. 결국 이 사건은 전국적인 뉴스로까지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진행자 존 키스터는 일주일 뒤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분명 장난임을 표시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이후 언론 윤리와 방송 책임에 대한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키스터는 훗날 “사람들이 실제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방식의 장난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애틀의 상징인 스페이스니들을 소재로 한 이 만우절 장난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역 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긴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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