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4명 “비상금 500달러도 없다”

물가 상승·생활비 부담에 저축 감소…가계 재정 불안 심화


미국인 상당수가 긴급 상황에 대비할 최소한의 현금성 저축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가계 재정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7%가 500달러 미만의 저축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 못한 의료비나 차량 수리 등 긴급 지출 발생 시 즉각 대응이 어려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수년간 식료품, 주거비, 보험료 등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가계 지출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저축 여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34%는 저축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생활비 부담을 꼽았다.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소득 3만 달러 이하 계층에서는 꾸준히 저축하지 못한다는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저소득층일수록 고정비 지출 비중이 높아 저축 여력이 더욱 제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응답자의 13%는 식비와 공과금 등 필수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기존 저축을 인출했다고 밝혔고, 10%는 의료비나 긴급 상황 대응을 위해 저축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저축이 ‘미래 대비’보다 ‘현재 생존’ 용도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축 규모 변화에서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29%는 1년 전보다 저축이 줄었다고 답했으며,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그쳤다. 약 40%는 큰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지만, 실질 구매력 감소를 고려하면 체감 저축 여력은 더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월별 저축 감소 폭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15%는 매달 25~49달러, 18%는 50~99달러, 16%는 100~249달러씩 저축이 줄었다고 답해 전반적인 저축 여건 악화를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임대료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 구조적 비용 증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둔화 우려와 고용 불안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재정적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비상금 부족은 개인 차원을 넘어 경제 전반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계의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정책적 대응과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조사에서는 약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한 달 소득이 끊길 경우 생활 유지가 어렵다”고 답해, 미국 가계의 ‘페이체크 투 페이체크(paycheck to paycheck)’ 구조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저축 감소와 현금 유동성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향후 경기 변동이나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취약 계층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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