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매체, 종전 조건으로 "미군 중동 철수·호르무즈 통행료" 주장
- 26-03-30
전직 의원 '카이한' 통해 9대 조건 공개…트럼프 제안에 맞불 성격
이란의 한 강경 보수 매체가 전직 국회의원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미군의 중동 철수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제시했다.
전직 의원인 이브라힘 카르하네이 박사는 29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간지 카이한에 종전을 위한 9가지 전제 조건을 제시하는 기고문을 올렸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15개 항 종전안에 대한 이란의 공식적인 역제안으로 해석된다.
카르하네이는 "이란의 최우선 조건은 중동 지역 내 모든 미군 병력의 철수와 군사 기지 폐쇄"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이란이 통행료를 징수하는 등 법적·경제적 통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인 요구 조건도 매우 강경하다. 카르하네이는 유엔과 미국이 부과한 모든 제재의 공식적인 해제는 물론, 해외에 묶여 있는 이란의 동결 자산을 즉시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더 나아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와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저항의 축' 세력에 대한 공격과 간섭도 중단하라고 못 박았다.
카르하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전쟁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가 아부무사 등 3개 섬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공식적으로 포기해야 한다고도 명시했다.
단순히 전쟁을 멈추는 것을 넘어 중동 질서를 이란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권고다. 기고문은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을 근거로 NPT에서 탈퇴하고 이란의 국익이 보장될 때만 복귀할 수 있음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들은 미국과 동맹국이 사실상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는 이란이 장기전을 각오하고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미국 측 제안에는 이란의 핵 시설 해체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대리 세력 지원 금지 등이 포함됐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란 지도부와 밀접한 카이한의 기고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협상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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