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병원·감옥 반복”…워싱턴주 사법 시스템 한계 지적
- 26-03-28
킹카운티 배심원 참가한 시민들 시애틀타임스 기고 통해 비판
배심원들 “수십만달러 쓰고도 악순환…근본적 개혁 필요하다”
킹카운티 법원과 검찰이 최근 시애틀 한인 권이나씨 살해범에 대해 '정신이상에 의한 무죄' 판결을 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킹카운티 법원 배심원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워싱턴주의 정신질환자 처리 시스템이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서 화제다.
최근 킹 카운티 법원 배심원에 참석했다는 아담 맥스웰씨는 27일 시애틀타임스 기고를 통해 자신이 최근 한 사건에서 피고인의 유무죄가 아닌 ‘재판을 받을 능력’ 여부를 판단하는 배심원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에 따르면 피고인이 재판 절차를 이해하고 변호를 도울 수 있어야 재판이 진행되며, 정신질환으로 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법정에서 목격한 현실은 전혀 달랐다고 지적했다. 해당 피고인은 이미 과거에도 재판 불능 판정을 받고 치료 후 안정된 뒤 교도소로 돌아갔다가 다시 상태가 악화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결국 병원, 교도소, 법원을 오가는 ‘회전문’ 구조 속에서 동일한 문제가 계속 재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해당 사건 하나에만 입원 치료, 구금, 평가 비용 등으로 이미 60만달러 이상이 투입됐으며, 재판 비용과 시스템 운영비는 포함되지도 않았다. 실제로 워싱턴주는 정신질환 평가와 치료 지연 문제로 연방 법원으로부터 1억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배심원들은 이러한 비용보다 더 큰 문제는 인간적 피해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들과, 끝나지 않는 악순환 속에서 불안을 느끼는 지역사회 모두가 피해자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특히 “왜 심각한 정신질환 문제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들어온 뒤에야 대응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선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우선 정신건강 치료와 연계된 안정적인 주거 지원 확대가 제시됐다. 주거 안정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범 가능성을 낮추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또한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환자가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치료 중심 시설 확대와, 위기 상황에서 의료·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는 지역 기반 대응 체계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같은 대책은 쉽지 않고 상당한 재정과 정책적 의지가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시스템 역시 이미 막대한 비용과 사회적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심원들은 “법정은 사회의 실패가 드러나는 마지막 공간”이라며 “이번 경험이 보다 근본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기고에 동참한 배심원들은 아담 맥스웰 외에 데이비드 헬데, 일레인 네이언스, 에이프릴 위즈, 브레넌 바르치, 매들린 로치, 시아라 허친슨, 아흐메드 슬림, 로렌 스미스, 마누 색세나, 스콧 새뮤얼슨, 지 장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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